문재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불만을 제기했던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양국 간 이익 균형이 잘 맞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참석차 미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세기에서 가진 기내간담회에서 “참여정부 때 한미 FTA 협정이 타결됐고 그 이후 한 번의 재협상을 통해 수정이 이뤄졌던 만큼 양국 간 이익 균형이 잘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FTA는 나라·분야별 이익이 되는 분야가 있고 반대로 피해를 입는 분야가 공존한다. 우리나라는 제조업과 자동차 분야는 도움이 됐지만 농업 등에서는 피해를 입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간 균형을 맞추는 게 FTA 협상인데 실제로 한미 FTA는 양국 간 교역에 서로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이후 한미 간 교역액은 12% 늘어났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국 수입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과 미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둘 다 높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미 FTA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미국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적자를 본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대한 적자가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 상대 적자보다 적을 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크게 늘어났고 이로 인해 미국인 고용도 많이 늘어났다는 걸 납득시킨다면 미국 측이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한미 FTA가 더 호혜적인 관계로 개선되고 발전될 필요가 있다고 한다면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 접근방식과 한반도 사드배치 이견 등 한미 간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두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실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처음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때부터 아주 느낌이 좋았고 많은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 서로 잘 통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양국 동맹을 더욱 튼튼히 하면서 우리가 겪고 있는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공조 방안을 찾자는 데 (정상회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로 기선제압하는 등 예측불가능한 도발 행동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이) 어떻게 악수하느냐를 놓고 세계와 한국이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을 의식하지 않겠냐”며 “두 정상 간에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는 악수 장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미국 현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서밋'에서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한미 FTA가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CJ푸드를 예로 들며 “한미 FTA가 체결된 몇 달 이후 공장을 열었고 성장을 거듭해 270명이 넘는 직원이 일하고 24시간 공장이 가동된다. 호주, 남미, 아시아에도 수출한다”고 말했다. 이어 “CJ 성공은 제품이 좋아서기도 하지만 한미 FTA라는 틀이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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