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시스템통합(SI) 기업 한화S&C가 대기업 중 유일하게 하도급거래 상습 법 위반 사업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 총수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한화S&C는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상습 법 위반 사업자 지정으로 공정위 주요 점검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2017년도 하도급거래 상습 법 위반 사업자 11개사를 확정·공표했다.
공정위는 3년 동안 3회 이상 제재를 받은 사업자 중 벌점기준을 초과하면 하도급거래 상습 법 위반 사업자로 지정한다. 사업자 명단은 조달청 등 관계 기관에 전달돼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대기업 중에는 한화S&C가 유일했다. 대금·지연이자 미지급 등으로 2014년 두 차례, 지난해 한 차례 공정위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 산정 기간(2014~2016년)에 포함되지 않아 이번 지정 때 고려하지 않았지만 올해 5월에도 하도급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물었다.
한화S&C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공정위는 지난 2015년 일감 몰아주기 혐의를 포착, 조사를 진행 중이다. 상습 법 위반 사업자까지 지정되며 공정위 주요 감시대상이 됐다는 평가다. 최근 한화S&C는 지분 일부를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도급거래 상습 법 위반 사업자 중 중견기업은 동일, SPP조선, 현대BS&C, 신성FA 등 4개다. 중소기업은 총 6개(대경건설, 군장종합건설, 한일중공업, 넥스콘테크놀러지, 세영종합건설, 아이엠티)가 지정됐다. 동일·SPP조선·현대BS&C는 2년 연속, 대경건설은 3년 연속 상습 법 위반 사업자로 지정됐다.
공정위가 하도급거래 상습 법 위반 사업자 명단을 보도자료로 공개한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 때도 불공정 하도급 거래 근절이 강조됐지만 공정위는 2015년, 2016년에는 보도자료 없이 홈페이지에만 명단을 게재했다.
당시 관련 업무를 담당한 공정위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내도 기사화가 잘 되지 않아 홈페이지에만 게시하고 관련 협회 등에 명단을 전달해 하도급 피해를 예방했다”고 말했다.
하도급거래 상습 법 위반 사업자는 2013년까지 줄어들다 다시 늘었다. 해당 사업자는 2011년 20개, 2012년 7개, 2013년 2개에서 2014년 4개, 2015년 7개, 2016년 6개, 2017년 11개를 늘어나는 추세다.
송정원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앞으로는 매년 하도급거래 상습 법 위반 사업자 명단을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