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반도체 장비 연계 전공 첫 개설… 유력 기업도 채용 약속

명지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생이 실습 클린룸에서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명지대 제공>
명지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생이 실습 클린룸에서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명지대 제공>

명지대가 반도체 장비 연계 전공 과정을 신설한다. 국내 대학에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소자 관련 전공 학과가 개설된 사례는 있지만 반도체 장비 분야의 연계 전공 과정 개설은 처음이다.

연계 전공은 기계, 정보통신, 산업경영, 전자, 신소재 등 반도체 장비와 연관된 5개 학과가 커리큘럼을 함께 구성하는 것이다. 반도체 장비 분야가 현재 대학 학제로는 모두 섭렵할 수 없을 정도로 융·복합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장비에 특화된 전공이 개설, 산업 현장에서 맞춤형 인재 확보가 좀 더 쉬워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명지대가 신설하는 반도체 장비 연계 전공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사회맞춤형 산·학 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 사업의 지원을 받아 운영된다. 올해부터 연간 7억5000만원씩 5년 동안 총 37억5000만원의 정부 자금을 지원받아 해당 과정을 운영한다.

명지대에서 이 사업의 단장을 맡고 있는 홍상진 전자공학과 교수는 2일 “장비 산업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 5개 학과가 뭉쳐서 연계 전공을 신설키로 했다”면서 “학과마다 공통 필수로 반도체 공학, 공정, 장비, 패키징 과목을 넣었기 때문에 장비 산업계에 특화된 인재를 길러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계 전공이 계획대로 운영되면 반도체 장비 필드 엔지니어(전자공학), 기계설계해석(기계), 소프트웨어(정보통신), 생산·품질관리(산업경영), 공정(신소재) 등 다양한 장비 분야의 인재가 배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장비 산업계도 이 같은 연계 전공 신설을 반기고 있다. 피에스케이, 에이피티씨, 에스엔텍, 제우스, 유진테크, 코미코 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차 반도체 장비 및 서비스 분야 협력사들이 이 전공을 이수한 졸업생의 채용을 약속했다.

세계 중고장비 1위 업체인 서플러스글로벌을 포함해 피에스케이 같은 기업은 교육 기자재로 사용할 장비를 기증할 예정이다. 명지대는 기존의 반도체 공정 실습 클린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실습장을 추가로 조성한다. 이와 함께 프로그램 참여 학생에게는 전원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해외 굴지 장비 업체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명지대는 반도체 장비 연계 전공과 함께 '산업 현장형 안전 융합 화학공학 인력 양성 트랙'도 새로 개설한다. 최근 화학물질 안전 관리 분야에 세간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관련 인력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반도체 장비 산업은 종합 기술을 다루는 분야로, 산업계가 바라는 인재를 양성하려면 전통 학문 분야를 융합·연계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면서 “연계 전공 신설로 대졸 신입 사원이 장비 업체로 입사한 뒤 별도의 추가 교육 없이 곧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