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있는 옛 소련 시절 아파트를 허물고 새 아파트를 건설하는 대규모 재개발 계획을 승인하는 법률안에 서명했다.
'흐루쇼프카'로 불리는 노후 아파트를 철거하기 위한 법률안은 지난달 14일 하원을 거쳤다. 이후 지난달 28일 상원 승인을 거친후 대통령 서명 절차와 함께 발효됐다. 세르게이 쇼바닌 모스크바 시장은 앞서 지난 2월 니키타 흐루쇼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집권한 195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까지 건설된 5층짜리 조립식 패널 아파트를 대거 철거하는 재개발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법률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단계적으로 1957년~1968년 건축된 모스크바 시내 4000여채 아파트가 철거되고 수십만 명의 주민이 이주된다. 하지만 많은 주민들이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계획에 반발하고 있어 작업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주민들은 아파트 소유주들을 강제 이주시키려는 것은 재산권 침해이며, 녹지대가 많은 기존 아파트 지역에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환경 파괴도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5월엔 주최 측 추산 약 3만 명이 참가한 재개발 반대 시위도 벌어졌다.
이에 모스크바시는 재개발 대상 아파트 수를 당초 8000여채에서 4500여채로 줄이고, 해당 아파트 주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는 아파트만 철거 목록에 포함하는 등의 수정을 거쳐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