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대통령 취임 54일 만인 3일 1기 내각 인선을 완료했다. 국무위원 청문 절차가 아직 진행되고 있고 일부는 청문보고서 채택 자체가 무산됐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첫 내각 그림은 다 그려졌다.
이날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100대 국정 과제를 내부 완성하고 G20 정상외교 출장에서 돌아온 문 대통령의 결재를 받아 공개키로 했다. 5일 기한으로 출발한 위원회를 15일까지 열흘 연장한 것도 이런 절차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국정기획위는 활동 종결 이후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에 각각 국정 과제 이행을 위한 조직을 설치, 이행 정도를 상시 점검키로 했다.
국정기획위는 정부의 거시 목표를 세워 놓고 곧 해산한다. 이제 그 목표를 이행하고 실천하는 일은 온전히 내각 몫이다.
1기 내각이 국민에게 줘야 하는 가장 큰 일은 변화의 크기, 달라진 풍토 같은 정성 성과가 아니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국정 방향이자 국정 목표에 대한 조용한 실천이다. 심지어 국민은 전혀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으면서 착착 진행되는 변화를 원한다. 그리고 진짜 달라진 성과나 결과물은 정부가 전격 공표하기 이전에 국민 스스로 느끼고 안다.
1기 내각은 정부의 성공 가늠자 역할을 한다. 가장 신임도가 높을 때, 가장 추진력이 왕성할 때 결정권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1기 내각 때 이루지 못한 것은 정권 끝날 때까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1기 내각은 이번 정부 전체가 성공 평가를 받기 위해 반드시 달성할 일과 차근차근 밟아 나갈 일을 구분했으면 한다. 이것도 저것도 모두 성공시키고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전부 다 안 하겠다는 이야기와 같다.
'촛불' 이야기보다는 좋은 정책과 국가 경영으로 보여 줘야 한다. 1기 내각 구성은 이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한국은 이제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이 커졌고, 모범으로 삼아서 들여다보는 국가가 됐다. 바른 방향을 잡고 나아간다면 우리로부터 배우는 국가와 대한민국 인지도, 대외 국력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사설]文정부 1기 내각에 바란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07/970374_20170703162220_678_000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