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1기 내각 밑그림이 완성됐다. 문 대통령은 3일 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 장관과 방송통신위원회·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지명·임명했다. 청와대 정책실 내에서 빈자리가 컸던 일자리·경제 수석 인사도 실시했다.
◇백운규, '신재생 에너지 전문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백운규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지난 대선당시 문재인 캠프에 영입된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다.
1964년생으로 경남 마산 출신이다. 한양대 무기재료공학과를 나와 미국 클렘슨대학교에서 세라믹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199년부터 모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에너지자원기술기획평가원 이사,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백 후보자는 탈핵·탈석탄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부 에너지 정책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점진적인 원전 발전 비중 축소와 함께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을 짜는 임무를 부여받았다는 평가다. 백 후보자는 이차전지 등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 출신 외부 전문가가 산업정책과 통상 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힌 산업부 정책을 총괄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주력 산업 경쟁력 제고와 4차 산업혁명 대응은 물론 당장 불거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산적한 현안이 만만치 않다.
백 후보자 인선에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인연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 후보자와 임 실장은 한양대 학부 2년 선후배 사이다.
◇박능후 '문재인표 복지공약 가다듬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서울대 경제학과와 정치학 석사를 거쳐 미국 캘리포니아대 사회복지학 박사를 졸업했다. 경기대 사회복지대학원 원장을 비롯해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 회장, 한국사회보장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국내 복지정책과 복지사각지대 관련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박 후보자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복지 공약을 가다듬기도 했다. 경제, 정치, 복지에 넓은 식견을 지녔다. 이 때문에 복지확대와 사회적 비용 사이의 균형을 적절하게 맞출 인물로 기대된다.
박 후보자는 사회복지정책 전문가로서 오랜 시간 빈곤층과 차상위 계층, 의료보장 등 복지 사각지대 등 복지 분야 크고 작은 제도 도입에 관여했다.
◇이효성 '방통위 정상화 임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는 전북 익산 출신으로 서울대 언론학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대 언론학 박사를 거쳐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에 임용됐다. 1998년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개혁 성향 방송학자 출신이다.
청와대는 이 후보자가 저명한 학자 출신으로 언론개혁 운동에 오랫동안 매진해온 전문가라는 점을 들어, 공영방송 정상화 등 과제를 힘 있게 추진할 적임자로 평가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방통위 정상화다. 현재 방통위는 고삼석, 김석진 2인 상임위원 체제로 가동돼 의사결정 불능상태다. 지상파 UHD 추진 계획과,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 휴대폰 유통점 불법 보조금 대란 징계 등 현안이 산적했다.
방통위 내에서 방송과 통신 정책 조화를 추진하는 일은 중장기 과제로 손꼽힌다. 현재 국회 의결 절차를 남겨둔 허욱 상임위원 내정자(더불어민주당)를 포함해 유력 방통위원 4명이 모두 방송 출신이다. 통신 전문가가 없는 상태여서 '방송위원회'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방송·통신 융합정책을 마련하는 정책 수립이 요구된다.
◇최종구 '금융 전반 관리 능력 보유'
차기 금융위원장에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내정됐다. 최 후보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위스콘신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은 후 2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관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 수은 행장 등 민과 관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로 꼽힌다.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전반에 대한 관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금융당국 수장 공백으로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이 길어지면서 굵직한 금융현안 결정 역시 지연됐다. 후보설만 난무하면서 가계부채 문제 등 서민금융과 밀접한 당면과제에 피로감만 쌓여갔다.
당초 김석동 전금융위원장과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이동걸 동국대 교수, 윤종원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통합 수장 가능성도 제기됐다.
7월 중순 이후로 금융위원장 선임이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이 같은 부담을 덜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신망이 두터운 최 신임위원장을 발탁했다는 평가다.
최 후보자 지명은 능력과 경험, 지역 안배까지 고려한 무난한 인사라는 평이다. 강원도 강릉 출신인 최 후보자는 기관 내 권력구조에 관심을 두지 않고 업무에 매진하는 타입이다.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거부감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후보자는 경제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문제 등 서민금융과 직결되는 현안부터 풀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금융 핀테크 산업 고도화도 선결 과제로 꼽힌다. 은산분리 등 정치권과 협치해 풀어야 할 정치 쟁점도 많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양종석, 길재식, 박지성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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