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닛산자동차가 2020년대 전반에 내놓을 차종부터는 엔진차 이외에도 모터로 운행하는 전기자동차(EV)를 주축으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내년 4월에는 중국 시장에 1500만원짜리 저가 전기차도 출시한다.4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니시카와 히로토 닛산 사장은 주력 차종에 대해서도 기존의 엔진이 아닌 EV 등 '모터로 달리는 차'로 바꿔갈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 닛산이 시판한 리프(LEAF)는 2017년 5월까지 27만3000여대를 팔아치워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EV다. 이런 여세를 몰아 전기차 부문에서 세계 선두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다.
미국 테슬라가 연내에 판매 예정인 EV 모델3이 37만대가 넘는 예약 판매를 확보했고,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독일 폴크스바겐도 EV에 주력하는 등 전기차 경쟁은 격해지고 있다. 닛산은 9월 6일 처음으로 전면 개량한 신형 리프를 발표한다. 완전충전시 항속거리는 400㎞ 수준까지 늘어난다.
니시카와 사장은 “항속거리는 이제 문제가 아니다”면서 “차종으로서 수요가 많은 곳에 얼마나 매력 있는 EV를 만들 수 있을지가 포인트”라고 말했다.
다만 전기차가 여전히 자동차 업계 전체에서 표준이 되고 있지 못한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아직은 소수파다. 세계자동차시장 전체에서 EV 보급률은 2016년 시점에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닛산이 작년 도입한 하이브리드(HEV)차 기술은 지금까지의 HEV와 달라 엔진은 발전용으로만 사용, EV와 같이 모터로만 주행한다. 닛산은 이 기술을 해외에도 투입, 과도기 수요를 겨냥한다. 성공의 열쇠를 쥐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 EV 촉진책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 동향이다.
니시카와 사장은 “거대시장 중국이 전동(電動)화로 가는 것은 틀림없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닛산은 내년 4월에 시작되는 2018년도 이후 현지 기업과 협력해 150만엔(약 1500만원)대 저가 EV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리프의 절반 가격이다. 닛산은 차대 개발은 자본제휴관계인 프랑스 르노, 미쓰비시자동차와 공통화해 비용을 줄이고 생산은 현지업체에 위탁해 중국 소비자에게 통할 수 있는 저가격대 EV를 개발하려고 한다.
닛산이 중국에서 시판하는 차량은 'A세그먼트(소형차)' EV 버전이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단거리 이동 수단으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이다. 닛산이 1500만원대 EV를 중국시장에 내놓으면 일본 자동차업체가 중국시장에 내놓는 최초 저가 EV가 된다. 중국 EV 시장은 풍족한 보조금 정책 등의 영향으로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