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 베를린에 도착했다. 연일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도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G20 정상회의 계기로 세계 주요국 간 대북제재 공조가 얼마나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문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초청으로 이틀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 머물며 공식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이날 오후 독일 베를린테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재독교포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파독간호사를 격려하는 자리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현충일 추념사에서 “1달러 외화가 아쉬웠던 시절, 낯선 땅 독일에서 조국 근대화 역군이 되어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한국 경제에 기여했던 공로도 잊지 말자”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면담을 한 데 이어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우호관계 발전 방안과 북핵 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 자유무역 체제 지지,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한 공조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6일에는 시진핑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도 갖는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 첫 만남에서 신뢰와 우정을 쌓는 동시에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문 대통령은 독일 출국 직전 북한 ICBM에 대한 첫 군사적 조치로 동해상에서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 훈련을 지시했다. 실제 타격 훈련을 했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도발과 관련해 중국 역할을 얼마나 요구할 수 있을지, 중국은 이에 어떤 입장으로 대응할지 주목된다.
이어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함부르크로 이동해 취임 후 첫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7일 오후 열리는 제1세션에서 글로벌 성장과 무역이라는 주제로 선도발언을 한다.
G2O 회의 기간 열리는 양자·다자 정상회동에서도 북한 ICBM 시험 발사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G20회의 기간 동안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맬컴 턴불 호주 총리 등 10여개국 정상과 회담 일정을 조율 중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세계 주요국 지도자들과 북핵·미사일 도발 공동대응을 위한 공조 기반을 확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신정부 출범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다자회의인 만큼 G20 정상과 개별 우의와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양자 간 실질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과 회동한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비롯해 일자리 추경예산 편성 등 국내외 현안을 각별히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