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한국산 FPCB 구매 늘린다...공급사 추가 선정할 듯

애플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아이폰에 들어갈 경연성회로기판(RFPCB) 구매를 늘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협력사 생산량 확대는 물론 추가 공급업체 물색에도 착수해 주목된다. 국내 기업이 모두 대상에 올라서다.

인터플렉스의 터치스크린패널(TSP)용 FPCB(출처: 인터플렉스 홈페이지)
인터플렉스의 터치스크린패널(TSP)용 FPCB(출처: 인터플렉스 홈페이지)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이 RFPCB 설비 투자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OLED 아이폰에 사용될 RFPCB 생산 장비를 수백억원 들여 구매했다.

애플은 직접 제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장비를 사는 것은 이례적이다. 애플은 현재 RFPCB를 공급 중인 협력사에 구매한 장비를 대여, 생산 확대를 추진할 목적에서 장비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또 RFPCB 추가 공급사를 찾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구축된 SCM 외 신규 협력사를 발굴하는 내용으로, 국내 전자부품 전문 업체인 A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실제 A사는 애플의 제안을 받고 공급 여부를 검토 중이다.

RFPCB는 단단한 '경성(Rigid)'과 구부러지는 '연성(Flexible)' 특성이 하나로 결합된 PCB다. FPCB의 일종으로, 일반 제품보다 기술 수준이 높아 고부가가치로 분류된다.

OLED 아이폰에는 디스플레이부와 터치스크린패널(TSP)부 등에 RFPCB가 쓰이는데, 애플이 이번에 구매 확대를 추진하는 건 TSP 쪽이다.

애플이 기존 생산 업체에 장비를 추가 투입하고, 신규 공급 업체까지 찾는 건 부품 조달을 확대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이미 OLED 아이폰에 들어갈 부품 업체를 선정하고 최근 발주까지 냈다. 일부 부품은 공급도 이뤄졌다.

SCM이 본격 가동된 상황에서 애플이 변화를 모색하는 건 수급 이슈가 발생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선 해당 부품의 생산 난이도가 높아 당초 기대보다 수율이 낮거나 일부 협력사에서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내년에 필요한 물량을 고려해 사전에 생산 능력을 확충하려는 움직임이란 주장도 있다.

이런 분석과 무관하게 이번 애플의 RFPCB 조달 확대는 국내 산업계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애플이 설비를 지원하려는 곳, 신규 거래처로 검토하고 있는 곳 모두가 국내 기업이기 때문이다.

애플 설비 투자 대상은 국내 FPCB 업체인 B사와 C사가 가능성 높은 상황이다. 계약이 성사되면 애플은 투자비 회수를 위해서라도 B와 C사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 및 거래가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또 애플의 신규 거래처로 국내 업체가 등록되면 RFPCB 생산량이 늘어 호재다.

당초 국내 FPCB 업계는 애플 OLED 아이폰 효과로 올해 약 1조원이 넘는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애플이 새롭게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조달 확대를 추진하면서 향후 미칠 경제적 효과는 1조원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