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해시태그-#소녀전선]총기로 변한 미소녀, 마니아 시장까지 넘보는 중국

캐릭터에 인격을 부여하고 애정을 쏟는 현상인 '모에(MOE)'는 일본과 한국 대중문화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 중 하나다. '소녀전선'은 총기와 미소녀를 결합한 모에물이다. 총기와 미소년를 만들고 성장시켜 전략적 전투를 벌이는 모바일게임이다.

이 게임을 주목한 이유는 중국에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중국 선본 네트워크 테크놀로지가 개발하고, 대만 퍼블리셔 룽청이 서비스한다.

그동안 중국게임은 '감성'을 전달하는 부분에서 약점을 보였다. 아시아권에서 모바일게임이 시장 대세가 되며 중국은 비즈니스모델(BM)을 매력적으로 만드는데 강점을 발휘했다. 상대적으로 그래픽과 디테일 구현에는 아직 한국과 일본 경쟁력을 뒤진다고 평가받았다.

소녀전선을 보면 이런 약점도 이제 옛말이다. 총기와 미소녀 일러스트는 완성도가 높다. 중국게임이라는 선입견을 지우고 보면 전형적인 미소녀 모에게임이다.

미소녀가 총기고 총기가 곧 미소녀다. 불분명하고 모호한 설정이 꽤 설득력 있다. 전적으로 개발진의 실력이다. 미소녀는 설정상 인간이 아니라 전술 인형이다. 이용자가 직접 자원을 모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탄생한 전술인형은 이용자를 “지휘관님”이라고 부르며 따른다. 캐릭터를 모으고 성장시키는데 애정을 쏟게 만들었다.

전술도 가볍지 않다. 전술인형은 각각 다루는 총기에 따라 권총, 기관총, 돌격소총으로 상대와 전술에 따라 적절히 배치해야 한다. 정해진 말판 위에서 싸우는 전투는 정해진 자원 안에서 이동하며 적을 기만하거나 정면돌파하는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제공한다. 바둑처럼 거점을 직접 점령하지 않더라도 포위해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냥 미소녀를 모으고 성장시키는 게임이 아니라 머리를 써야 한다.

소년전선은 7월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5위에 올랐다. 국내 개발사 시프트업이 만든 '데스티니차일드'가 보여줬던 수준의 흥행성을 기록 중이다.

소녀전선과 데스티니차일드는 다른 게임이지만 모에라는 공통분모를 가졌다. 완성도는 데스티니차일드가 더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소녀전선은 중국게임이 드디어 마니아 영역으로 여겨지는 모에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데 의미를 둬야한다. 이제 시작이지만 작지 않은 파도로 보인다.

한줄평: 2017년, 중국이 모에게임을 만들었다.

소녀전선
소녀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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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