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낸 40대 집배원이 우체국 앞에서 분신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6일 오전 11시께 경기도 안양시 안양우체국 입구에서 이 우체국 소속 집배원 A(47)씨가 500㎖짜리 음료수병에 든 인화성 물질을 몸에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상황을 목격한 우체국 직원들은 곧바로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껐지만, A씨는 이미 전신(80%)에 2~3도의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는 병원으로 A씨를 이송했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력 21년차 정규직 집배원(공무원 신분)인 A씨는 최근 배달구역 변경 등으로 인해 근무에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실제로 안양 덕천지구 주택가를 담당구역으로 맡고 있던 A씨는 최근 담당구역 정기 조정에 따라 구역이 일부 변경됐다.
한편, A씨는 분신 전 가족과 지인 등에 유서나 휴대전화 메시지 등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우체국도 A씨로부터 직무와 관련된 고충 등을 들어보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우체국 측이 A씨의 배달 구역을 조정하는 중이었던 것으로 안다"며 "A씨 동료들은 외근 중이고 가족들은 모두 A씨가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의 화상전문병원에 간 상태여서 시간을 두고 조사를 더 해봐야 명확한 동기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