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진입에 판 커진 게이밍PC 시장 '차별화 전쟁'

레노버의 게이밍 노트북 브랜드 '리전'. 한국레노버는 최근 리전 출시를 기념해 블리자드 게임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레노버의 게이밍 노트북 브랜드 '리전'. 한국레노버는 최근 리전 출시를 기념해 블리자드 게임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게이밍 PC, 노트북 시장이 각축전에 들어갔다. 레노버와 MSI 등 외국계 기업이 주도했던 시장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세, 판을 키우는 추세다. PC, 노트북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게이밍 분야에서 업체 간 생존 경쟁이 치열해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레노버는 주요 게이밍 PC, 노트북 제품 가격 인하를 추진한다. 게이밍 PC, 노트북 외 마우스, 키보드 등 주변 기기 판매 확대를 위한 마케팅도 강화한다.

한국레노버 관계자는 “게이밍 PC, 노트북 시장이 커지면서 차별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MSI도 한정 특가 판매와 쿠폰 할인 행사를 추진하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에 나섰다.

국내 게이밍 PC, 노트북 시장에서 레노버와 MSI가 주도했다. 각각 시장 점유율 25% 안팎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올 상반기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게이밍 PC, 노트북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서 판이 커졌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게이밍 노트북 '오디세이'
삼성전자가 출시한 게이밍 노트북 '오디세이'

삼성전자는 1월 게이밍 노트북 '오디세이'를 시작으로 게이밍 PC, 노트북 시장에 합류했다. 국내 수요를 고려, CES 2017에 공개하자마자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업무 협약을 맺고 공인 e스포츠용품으로 지정받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도 지난달 게이밍 노트북과 모니터를 출시하면서 판을 키우고 있다. LG전자는 2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 노트북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게이밍 노트북 전략을 내세웠다.

레노버와 MSI의 마케팅 전략 수정도 시장 판도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지고 있는 판매망을 다국적 기업이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레노버와 MSI는 온라인 판매나 일부 가전양판점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디지털프라자나 베스트샵과 같은 독자적인 판매망을 확보한 삼성전자, LG전자와 경쟁하려면 차별화 전략이 시급하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나 마케팅 역량 차원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와의 경쟁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기존 게이밍 PC, 노트북 시장 주도권을 가지고 있던 레노버나 MSI 입장에서는 자구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게이밍 노트북과 모니터.
LG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게이밍 노트북과 모니터.

업계에서는 작년 국내 게이밍 노트북 판매량이 12만5000여대로 추정한다. 올해는 14만6000여대 정도 판매될 것으로 예상한다. 전년대비 16.8%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전반적인 PC와 노트북 시장이 정체기를 맞은 가운데,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황금알로 자리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합류하면서 업계 예상보다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면서 “제조사 간 제품 차별화 전략과 마케팅 강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