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8 한 대 가격에 두 대 살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출시될 때마다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로모션이다. 미국 이동통신사가 이 같은 프로모션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통 시장 마케팅 구조가 국내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선택약정할인'이라는 통신비 할인 제도가 있지만 미국에는 없다. 미국에서 단말기 지원금도 거의 사라졌다. 파격 할인 프로모션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미국 이통사 AT&T는 홈페이지를 통해 '갤럭시S8 1+1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갤럭시S8 한 대를 구입하면 한 대를 공짜로 준다. 마케팅 수단으로는 훌륭하지만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면 국내에서 갤럭시S8을 두 대 구입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AT&T가 제시한 갤럭시S8 1+1 구입 조건은 2회선 가입이 필수다. 1개 회선은 50달러 이상 요금제를 써야 한다. 나머지 1개 회선은 20달러 이상 요금제다.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월정액이 최소 70달러 이상이다. 여기에 AT&T 다이렉트TV 서비스 가입이 의무다. 최소 월정액 30달러 이상 가입이 조건이다.
갤럭시S8 출고가는 750달러다. 24개월 할부로 나누면 매달 31.25달러를 기기 값으로 내야 한다.
무선 2회선과 케이블TV 상품, 단말기 할부금을 모두 더하면 매달 지출하는 고정 통신비는 131.25달러다. 우리 돈으로 약 15만1500원이다. 갤럭시S8 한 대 가격으로 두 대를 살 수 있다는 것치곤 매달 지출해야 하는 통신비가 결코 적지 않다.
이통사 관계자는 “미국 이통사가 진행하는 스마트폰 1+1 프로모션을 무조건 싸다고 볼 이유가 없다”면서 “2개 회선을 개통한다고 가정했을 때 국내 이통사 또는 알뜰폰으로 가입해 지출하는 금액과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