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출신 직원들이 새로운 송금 서비스 기술을 개발해 핀테크 시장에 뛰어든다.
이달 중순 시행하는 개정 외국환거래법에 맞춰 첫 사업을 시작한다. 이미 베트남과 호주, 필리핀에서 현지 은행과 새로운 송금 기법을 적용키로 했다.
20대가 아닌 40~50대 중년이 창업한 핀테크 스타트업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10일 삼성전자 해외본부 출신 유중원 대표는 프리챌 창업 멤버인 삼성물산 출신 윤태중 부사장과 함께 '와이어바알리(WireBarley)'를 창업했다. 와이어바알리는 송금하다는 의미인 '와이어'와 역사상 최초 화폐로 통용됐던 '보리(바알리)'의 합성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송금 방식은 국내 최초로 다중플랫폼 Pass를 활용한 분산화 기술을 적용했다. 각 지역에 분산된 플랫폼을 P2P로 연계하고 지역 간 송금 데이터는 암호화 화폐인 '비트바알리'라는 형태로 전달, 저장된다.
각 나라마다 송금 시스템 환경이 다른 것에 착안해 오픈 API형태로 플랫폼을 확장한다. 약 4주 정도면 각국 간 송금 인프라를 현지 기술업체와 협력해 호환되게 확장할 수 있다.
허브 개념의 인프라를 만들어 놓고 여러 국으로 송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붙이는 '플러그 앤 플레이 네트워크' 모델이다. 송금과 수금을 모두 담당하는 각 나라의 거점을 동맹으로 네트워크화하고, 거점이 생길 때마다 확장할 수 있다.
기존 송금 모델은 한 국가에서 송금이 많은 나라로 단방향 서비스가 주력이다. 하지만 이 모델을 활용하면 나라별 송금과 수취를 통합 운용할 수 있다.
이미 베트남, 필리핀 현지 1위 송금업체와 파트너계약을 체결했고 일본, 미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과 사업 협력을 추진 중이다.
유중원 와이어바알리 대표는 “지난해 10월 호주에 자회사를 설립했고 호주와 베트남에서 서비스를 오픈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국내 많은 송금사업자들은 한 나라에서 여러 나라로 송금하는 '1toN' 방식이지만, 와이어바알리 모델은 아시아지역 여러 나라를 'NtoN'으로 연결해 확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에는 홍콩 법인도 설립한다. 이 법인을 송금 허브형태로 운영해 2019년까지 15개국 네트워크를 확보할 계획이다.
윤태중 와이어바알리 부사장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의 송금 네트워크를 확보한 글로벌 기업을 만들겠다”며 “핀테크 송금을 이용하는 고객 대부분이 현지 근로자 등 서민이기 때문에 공익적 역할도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에서 배운 글로벌 경험과 IT운용 능력을 살려 송금 위험까지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하고 내부 통제가 강한 기업을 만드는 게 목표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