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제공량 차이 큰 건 '무제한 요금' 때문

데이터 제공량 차이 큰 건 '무제한 요금' 때문

정부가 보편요금제 도입 명분으로 내세운 저·고가 요금 간 데이터 제공 비율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요금 차에 비해 제공량 차이가 너무 크다고 지적한 반면 이동통신사는 무제한 요금 탓에 나타난 착시현상이라고 맞섰다.

정부는 2만원대 보편요금제를 신설하기로 하면서 '국민 네트워크 접근권'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저가와 고가 요금제 요금 차이는 3배인데 데이터 제공량은 100배 이상 차이가 나면서 저가 요금제 가입자의 네트워크 접근권이 과도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부는 “시장 실패를 보완하고 요금 혜택을 나눠야 한다”고 했다.

데이터요금제는 3만2890원에 데이터 300MB를 제공한다. 무제한 요금제는 6만5890원에 데이터 11GB를 기본으로, 초과하면 매일 2GB를 추가한다. 이후에는 속도를 제어하며 추가 제공한다.

요금은 2배가량이지만 데이터량은 240배 이상이다.

통신 업계는 무제한 요금제가 고객 혜택을 위한 것일 뿐 다른 요금제와 제공 비율을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고 주장한다.

다른 요금제는 월 데이터 제공량이 정해져 있지만, 무제한은 이론상 무한정 제공되기 때문이다. 무제한 데이터 직전 요금인 5만6100원 요금제는 데이터가 6.5GB다. 최저 요금제와 비교해 22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무제한에 견주면 차이가 확 줄어든다. 이런 사정은 외국도 마찬가지다.

저·고가 요금을 비교하면 일본은 데이터 제공량 차이가 150배나 된다. 영국은 133배, 캐나다는 60배다. 차이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고객 혜택이 많은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요금제별로 제공하는 데이터량을 늘리는 건 바람직하지만, 저·고가 제공량 차이를 이유로 늘리는 건 옳지 않다는 것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제공량이 100배 이상 차이 나는 것은 무제한 요금제 도입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용자 편익이 늘어난 자연스런 현상을 비정상적 시장으로 규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국가별 저·고가 요금제 가격 및 데이터 제공량 차이, *2016년 음성무제한 요금 기준>


국가별 저·고가 요금제 가격 및 데이터 제공량 차이, *2016년 음성무제한 요금 기준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