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TV 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017년 하반기 시장 전략이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70인치 이상 초대형 QLED' 강화에 나서는 반면에 LG전자는 주력 제품인 55~65인치 제품으로 '올레드(OLED) 확산' 전략을 추진한다. 주력 시장 공세를 강화하기 위해 가격까지 적극 낮추고 있어 양사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초 88인치 QLED TV를 출시하며 초대형 TV 시장 공세를 강화한다. 지난달에도 82인치 UHD TV, 이에 앞서 5월에는 75인치 QLED TV를 각각 선보였다.
이는 70인치대 이상 제품 라인업을 늘리며 초대형 TV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TV는 액정표시장치(LCD)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크기 확대에 따른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다. 퀀텀닷 기술을 강조하면서 갈수록 대화면을 선호하는 프리미엄 소비자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최상위 제품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를 보유한 LG전자는 초대형보다 시장 확대에 관심이 더 크다. 77인치 초대형 제품을 출시하기는 했지만 주력은 여전히 55인치와 65인치다. 55~65인치 제품이 소비자가 수용할 수 있는 가격이면서 LG전자의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 크기다. OLED 패널은 70인치 이상 초대형의 경우 수율이 낮고, 가격도 크게 높아진다.
가격 책정에서도 양사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75인치 QLED TV 가격을 1000만원대 초반으로 정했다. 반면에 LG전자 올레드 TV는 77인치 제품 출하가격이 3300만원이다. 3배 가까운 차이다. 삼성전자는 82인치 UHD TV도 1350만원 수준에서 판매하고 있다. 88인치 QLED TV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반면에 LG전자는 올레드 TV 주력 제품에서는 가격 인하 공세 정책을 편다. 55형 올레드 TV(OLED55B7)를 최근 가격 인하를 통해 319만원에 판매한다. 이는 동일한 크기의 QLED TV보다도 가격이 낮은 것이어서 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또 불과 2년 전인 2015년 55형 올레드 신제품 출하 가격이 740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가격 인하다. 올레드 패널 수율이 높아지고,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패널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LG전자는 65형 올레드 TV(OLED65B7) 가격도 620만원으로 낮추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동일한 크기 QLED TV와의 가격 차이는 36만~86만원에 불과하다. 60인치대에서 올레드와 QLED TV 가격차가 100만원 이내로 좁혀지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을 큰 경쟁 요소가 되지 않는다.
가전유통 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삼성과 LG 전략이 엇갈리는 이유는 LCD와 올레드 차이에서 발생한다”면서 “삼성전자는 대형화가 가능하고 가격도 다소 낮은 LCD의 특성을 살리는 쪽으로 차별화하고, LG전자는 올레드 대중화와 수익성 강화를 위해 중대형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 글로벌 세일 이벤트 등이 많다”면서 “양사 간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