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칼럼] 삶의 우선순위는 항상 속도보다 방향설정이 먼저다.

[SBA 칼럼] 삶의 우선순위는 항상 속도보다 방향설정이 먼저다.

김영호 숭실대학교 겸임교수

변화의 속도가 예전보다 굉장히 빨라졌다. 이전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미친 속도다. 한 가지 기술을 배우면 할아버지 세대는 3대가 먹고 살았고, 아버지 세대는 한 세대 동안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 어렵게 배운 기술이라 해도 한 가지 기술로는 10년을 먹고살기도 쉽지 않다.

현재 실용지식의 수명은 3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1학년 학생이 4학년이 되었을 때 1학년 때 배운 것의 대부분은 낡은 지식이 되어 버린다. 1학년 때 배운 지식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제품과 서비스 변화가 빨라서 해당 기업들이 1학년 때 배운 지식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우리는 엄청난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생성되는 디지털 정보량은 5.4제타바이트이다. 이 정도의 정보량은 우리나라 전 국민이 114만 년 쉬지 않고 1분마다 트위트에 3개의 글을 올리는 양이다. 만약 영화로 만든다면 영화 1조 3,500억 개의 양이며, 이 영화를 다 보려면 3억1천6백만 년이 걸린다. 이런 어마어마한 정보량이 앞으로 3년 후인 2020년에는 35제타 바이트로 변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어떤 길인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높은 정상에 오르는 것은 등반일 뿐, 탐험이라 하지는 않는다. 어렵긴 하지만 길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탐험은 길이 없는 곳을 가는 것이다.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미지의 세계, 한치 앞을 모르는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

지금,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도 이런 길(탐험)이다. 높고 험해서 힘든 게 아니라 평탄해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면서 사는 게 사실 더 힘든 것이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다."
삶이 아름다운 것도 어딘가에 분명 내가 찾는 꿈과 희망이란 목적지가 있기 때문이다. 우린 그 목적지를 향해 오늘도 열심히 달려 나간다.

목적지를 알고 지도를 읽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은 매우 다르다. 지도를 읽는 능력이 탁월해도 목적지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면 지도는 종이에 불과하고 지도를 읽는 능력은 말 그대로 유명무실한 기술이다.

지금 우리의 세상은 망망대해이다. 무엇을 보고자하는지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눈에 보이는 것은 큰 바다뿐이다. 우리는 망망대해와 같은 엄청난 정보의 바다 위에 떠 있다.

목적에 맞춰 정보를 읽어야만 보고자 하는 것을 찾을 수 있고, 알고자 하는 것을 통찰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내가 나아가야할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맹목적인 빠른 속도가 아니라 뚜렷한 목적지를 향할 수 있는 방향이다. 그래서 정보 과잉 시대에 우리 삶의 우선순위는 항상 속도보다 방향설정이 먼저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