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의 구성원인 콘텐츠(C), 플랫폼(P), 네트워크(N), 디바이스(D) 가운데 네트워크(N) 사업자에게 규제가 집중되던 망 중립성 개념이 CPD 사업자 성장에 따라 확장되고 있다.
CPND 사업자 모두 지배력을 부당하게 사용해선 안 된다는 관념이 싹튼 것이다. 망 중립성 논란이 격화될수록 플랫폼 중립성, 검색 중립성, 디바이스 중립성 등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플랫폼 중립성은 검색, 동영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 결제 등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을 장악한 소수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제어하자는 목적에서 대두된 개념이다. 플랫폼 사업자가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앱), 단말기를 차별하거나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할 때 이를 적절히 규제하자는 것이다. 플랫폼에 유통되는 정보에 대해 플랫폼 사업자가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플랫폼 중립성은 검색 사업자의 공정성을 강조하는 '검색 중립성'과도 유사점이 있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이 구글에 24억유로(약 3조원)가 넘는 벌금을 부과한 것도 플랫폼 중립성을 위반한 것과 관련이 깊다. 검색 결과를 자사에 유리하도록 설계한 것이 결국 정보에 영향을 미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랫폼 사업자는 한국과 미국 모두 기간통신 사업자보다 규제가 약한 부가통신 사업자로 분류됐다. 태생 상으로 독과점 경향이 없고 시장 진출입이 활발한 인터넷 사업이 과연 사전규제 대상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국내 규제 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도 플랫폼 사업자가 사전 규제 대상인지에 대해 면밀한 관찰과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디바이스 중립성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이 디바이스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다. 특정 스마트 기기로 특정 콘텐츠에 접근할 수 없도록 의도해서 배제한다면 이는 디바이스 중립성을 위반한 것이 된다.
스마트폰 운용체계(OS)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해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제조사에 자사 앱을 선탑재하도록 한 것을 문제 삼아 675만달러(74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