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햄버거, 피자 등을 먹을 때 빼놓지 않는 콜라가 몸 속 잉여 지방 축적을 부추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단백 음식을 먹을 때 콜라, 쥬스 등 당분이 높은 음료를 함께 먹을 경우 비만을 촉진한다는 게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23일 사이언스데일리 등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 산하 그랜드포크스 인체영양연구센터의 섀넌 캐스퍼슨 박사 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음료 속 당분으로 공급되는 추가 열량 중 약 3분의 1이 체내에서 연소되지 않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식품에는 탄수화물·지방·단백질 등 3대 영양소가 있다. 연구팀은 설탕 음료에 탄수화물을 추가할 경우 지방과 단백질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실험에 참가한 정상 체중 평균 연령 23세인 27명 성인에게 첫 날은 단백질이 15%, 다음날에는 30%가 함유된 식사를 제공했다. 식단은 빵과 햄, 치즈, 감자, 버터 등으로 구성됐다. 한 끼 식사 지방은 17g, 열량은 500cal로 동일하게 맞췄다. 다만 한 끼는 설탕이 들어간 음료를, 다른 끼니는 당분 없는 음료를 줬다.
만 이틀 동안 열량계측실에서 생활토록 하며 산소와 이산화탄소 흡입·배출량 등을 측정하고, 소변을 검사했다. 인체 에너지 대사량과 3대 영양소 사용량을 계량이 목적이다.
실험 결과 설탕 음료를 마셨을 때는 당분 없는 음료를 마셨을 때에 비해 지방 산화량이 8% 줄었다. 같은 단 음료를 마셨을 때에라도 15% 단백질 함유 식사를 한 경우에는 지방 산화량이 평균 7.2% 줄어든 반면 30% 단백질 함유 식사 때는 감소량이 12.6g이었다.
연구팀은 “인체가 에너지원으로 탄수화물을 쓰는 것이 지방 보다더 쉽다”면서 “탄수화물을 다른 영양소와 함께 공급하면 몸은 탄수화물 먼저 사용한다”고 말했다.
당분 형태로 추가 투입된 탄수화물을 몸이 먼저 연소하느라 지방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남는 지방이 몸에 더 축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사 단백질 양이 많을수록 몸의 지방 소비량이 더 줄어드는 이유는 추가 탄수화물과 단백질로 인해 대사에 균형이 깨지기 때문으로 추정했으나 정확한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연령대를 포함해 많은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연구를 통해 미진한 부분을 더 규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무료 공개 국제학술지 '생체의학센터 영양'에 실렸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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