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부 장관 "탈(脫)원전 장기적 로드맵 가지고 점진적으로 추진"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백운규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탈(脫)원전 정책을 향후 60년에 달하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과 관련해서는 공론화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24일 세종청사에서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새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은 60년에 이르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추진하는 것이며, 급진적으로 결정하는 정책이 아니다”라며 “점진적이고 서서히 원전을 감축하는 OECD 국가들의 정책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과 관련한 논란과 관련해서는 “신고리 5, 6호기는 공약대로 한다면 공사를 즉각 중단할 수도 있었지만,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기로 한 것”이라며 “이 같은 절차가 우리나라의 여러 사회적 갈등을 풀어가는 표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동일본 대지진과 경주 지진 이후 국민들은 기존의 경제적인 급전에서 더 나아가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원하고 있다”며 “국민이 원하는 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백 장관은 취임사에서도 “탈(脫)원전과 탈석탄을 통해 에너지 패러다임 대전환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백 장관은 “지금이야말로 탈원전, 탈석탄, 신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세계적인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수용하고 그 흐름에 선승할 수 있는 적기”라며 “이는 미래 에너지 산업 경쟁력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도 이익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백 장관은 탈원전 정책 반대 여론에 대해 “현재의 기술 수준을 토대로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비교하지만, 이는 미래의 시장과 기술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근시안적인 관점”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에너지정책은 향후 전문가, 일반 국민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임박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관련해서는 산업, 에너지 분야와 긴밀하게 연계돼 있는 만큼 책임감 있고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미국의 한미 FTA 개정 요구는 국익 극대화와 이익 균형의 원칙 하에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중국 사드 문제와 보호무역 움직임에 대해서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은 산업정책 최우선 순위로 삼겠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수출과 투자 증가가 좋은 일자리 창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을 확대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와 유턴기업 정책도 근본적으로 개편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는 “공학자로서 첨단 산업분야의 현장 경험을 살려 친환경 스마트카, 에너지신산업, 지능형 로봇 등 미래 신산업을 적극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 장관은 최근 산업부가 주요 정책 수립 과정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자리가 없다고 근심하기보다는 자신의 실력과 자질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며 “새로운 정부와 국민이 산업부에 기대하는 시대적 사명과 역할이 무엇인지 전 직원이 확실하게 인식하고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