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생수시장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 판권을 둘러싼 생수업계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2월 기존 업체인 광동제약과 계약 종료를 앞두고 제주도를 제외한 국내 유통을 책임질 사업자 선정 절차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제주개발공사는 제주삼다수와 감귤주스 등 공사에서 생산·공급하는 제품의 제주도 외 지역 위탁판매를 담당할 업체를 공개모집(일반입찰)한다. 입찰공고 기간은 다음달 31일까지며 오는 9월 계약을 체결한다. 계약기간은 4년간이며 실적 평가 후 1년 연장 가능하다.
입찰참가 자격은 식품, 음료, 먹는샘물 유통업을 영위하는 업체로 최근 3개 회계연도 평균 매출액이 2000억원 이상 업체만 가능하다.
판매지역은 삼다수의 경우 제주도 외 지역 중 공사가 직영 운영하는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3사 및 계열 SSM 채널)를 제외한 지역이다. 음료제품 영업구역은 별도로 협의할 예정이다.
제주삼다수는 제주개발공사가 생산·위탁판매를 관리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수출 등은 직접 맡고 있으며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은 판권계약을 통해 민간기업에 맡기고 있다. 1997년부터 2012년까지 농심이 맡았고 2012년부터는 광동제약이 영업·마케팅을 맡아 독점 판매하고 있다.
업계가 삼다수에 주목하는 것은 40% 이상에 달하는 시장점유율과 생수시장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7403억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삼다수는 판매액 기준 41.5%다. 삼다수를 품으면 곧바로 생수시장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것은 물론 약 2000억원에 달하는 매출 상승 효과를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삼다수로 인한 영업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생수 시장은 매년 10% 이상 급성장하고 있어 2020년에는 1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다수에 이어 롯데칠성의 아이시스(11.2%), 농심 백산수(8%), 해태 평창수(4.8%)가 뒤를 잇고 있다.
현재 입찰에 나서겠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곳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2012년 입찰에 응했던 대부분 회사가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다수 판권을 가진 광동제약을 비롯해 농심과 롯데칠성음료·코카콜라음료·아워홈·샘표식품 등이 재입찰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과 동원F&B, 동아오츠카,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경쟁 브랜드가 있는 롯데칠성음료와 농심 등이 판권을 가져갈 경우 삼다수 판매에 집중하기 보다 자사 제품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예상 아래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또 삼다수 판권 계약기간이 한정돼 있어 재계약 실패시 물류시스템과 인력 축소 등의 리스크가 있어 다른 업체도 다소 신중을 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제주개발공사 입장에서도 수년에 한 번씩 업체를 바꿔야하는 리스크를 없애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체 물류시스템을 도입해 삼다수의 온전한 판권 보유를 추진 중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다수는 약 2000억원 매출을 보증하는 만큼 매력적인 것임은 사실”이라며 “판권을 가져오기 위한 업체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