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개인간(P2P) 대출 플랫폼 사업자는 투자자에게 추심 위임 조건과 수수료, 채권매각 조건·절차 등을 상세히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개 온라인 P2P 대출 플랫폼 사업자의 투자자 이용약관을 심사해 7개 유형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했다고 27일 밝혔다.
P2P 대출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개인 투자자와 개인 자금수요자를 중개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대출채권의 관리·처분권한은 사업자에게 있는 반면 투자손실은 투자자에게 귀속돼 피해 우려가 있고, 다른 금융업 분야에 비해 규제 수준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정위는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 중 지난 3월 말 기준 대출잔액 100억원 이상인 11개 사업자(테라핀테크, 루프펀딩, 빌리, 에잇퍼센트, 피플펀드컴퍼니, 렌딧, 투게더앱스, 팝펀딩, 크라우드연구소, 펀듀, 어니스트펀드)를 대상으로 약관을 점검했다.
종전 플랫폼 사업자는 채권 매각을 결정하는 조건·절차 등의 사전 고지, 투자자 동의 없이 채권을 매각하거나 차입자 채무를 감면해주고 투자 관계를 종료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사전에 채권매각 조건·절차 등을 투자자에게 상세하게 안내하고 이에 대해 투자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연체가 발생한 채권에 대해 플랫폼 사업자 재량으로 추심업체에 채권추심을 위임하고, 추심 수수료를 고객에게 부과할 수 있던 조항도 고쳤다. 앞으로는 추심 위임 조건, 수수료를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이에 대해 투자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
플랫폼 사업자 잘못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는 고객이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했다. 투자자가 채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도록 한 조항도 개선했다. 앞으로는 투자자 정보를 알 수 있고, 개인 투자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등 일정한 경우 원리금 수취권을 양도할 수 있다.
플랫폼 사업자가 별도 통지 없이 투자를 취소하거나 투자자 자격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한 조항, 수시로 사업자 재량에 따라 약관을 개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개선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약관 점검을 계기로 투자자가 수익률 정보 뿐 아니라 추심 수수료, 채권 관리와 매각 방식 등에 대해서도 보다 많은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