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상반기 실적 일제히 하락…"車 판매 부진 그룹 위기로"

현대·기아가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현대차그룹 전체 실적이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내수뿐만 아니라 미국·중국 등 주요시장 판매량이 일제히 급감했고, 이는 현대모비스·현대위아 등 부품계열사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은 하반기 신차 살리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현대차그룹 상반기 실적 일제히 하락…"車 판매 부진 그룹 위기로"

3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주요 6개 계열사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가량 증가한 112조764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8% 감소한 5조6902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5%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4% 포인트 빠졌다.

현대차그룹 상반기 실적 부진 원인은 판매량 감소가 가장 컸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60만626대를 판매했다. 해외 판매량은 291만7940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9.5% 감소했다. 특히 주력시장인 미국(64만2096대)과 중국(52만6387대)에서 판매량이 각각 8.6%, 33.3% 감소했다.

기아자동차가 '2016 베이징모터쇼'에서 공개한 뉴 K3 터보 (제공=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가 '2016 베이징모터쇼'에서 공개한 뉴 K3 터보 (제공=기아자동차)

현대·기아차는 중국시장 부진 영향이 가장 컸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이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불매 운동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또 중국 현지 브랜드 제품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자국 제품 판매량도 급증했다. 이 결과 현대차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8.8%, 기아차는 41.5% 각각 감소했다.

판매부진은 다른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요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2.8% 감소했다. 중국 내 완성차 물량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위안화 약세 등 환율효과로 주력 사업 분야인 모듈부품 등 핵심부품 사업 매출과 손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모듈부문 매출액은 10.8% 감소한 14조1693억원, 영업이익은 56.9% 줄어든 3343억원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의 베이징 3공장
현대모비스의 베이징 3공장

중국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현대위아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57.1% 가량 감소했다. 한국에서 중국 산둥공장으로 수출하는 1.8~2.0리터 엔진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 현대제철은 매출액이 16% 이상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0.1% 가량 감소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현지 전략형 모델과 SUV를 출시해 중국 시장에 대비한다. 또 미국에서도 쏘나타 뉴라이즈, 쏘렌토, 코나, 스팅어, 스토닉 라인업 강화 등 시장 반등에 나선다. 중남미·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경기가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는 만큼 현지 전략 차종을 앞세운다는 복안이다.

지난달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미니 SUV '코나(KONA)' 신차발표회에서 코나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달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미니 SUV '코나(KONA)' 신차발표회에서 코나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하반기 환율 상황은 다소 우호적일 것이고, 유럽 판매호조 지속, 대부분 신흥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여 긍정적이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중국과 수요 둔화하는 미국에서는 어려운 시장환경 대응 위해 재고부담 완화, 인센티브 안정화로 수익성 방어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상반기 실적 일제히 하락…"車 판매 부진 그룹 위기로"

현대차그룹 상반기 실적 일제히 하락…"車 판매 부진 그룹 위기로"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