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벤처 투자 규모가 1조원에 육박, 3년 연속 활황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가 1일 발표한 '벤처투자 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벤처 투자 규모는 9926억원으로, 전년 동기(9750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상반기 벤처 투자 규모가 가장 큰 2015년 9939억원 이후 3년 연속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투자 대상은 업력 7년 이내 창업기업에 77.3%가 집중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73%와 비교, 4.3%포인트(P) 증가했다. 업력 3년 이하 창업 초기 기업 투자가 지난해 상반기 45.0%에서 올해 49.4%로 4.4%P 높아졌다.


투자 규모는 창업 초기 기업이 3698억원으로 37.3%를 차지했고, 3~7년차 기업이 2928억원으로 29.5%를 기록했다. 각각 3752억원과 2926억원을 기록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핀테크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토대로 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업종에 투자가 늘었다. ICT 서비스가 전년 대비 2.1%P 늘어난 21.0%로 가장 많았다. 전기·기계장비(12%)와 ICT 제조(4.4%)도 각각 2.2%와 0.6%P 증가했다.

영상·공연·음반(13.3%), 유통서비스(15.7%) 비중도 각각 1.2%, 2.9%P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21.5%로 가장 많은 투자 비중을 보인 바이오·의료 분야는 15.5%로 6.0%P 감소했다. 게임(6.3%)과 화학소재(6%) 분야도 각각 1.8%, 3.3%P 줄었다.
바이오 분야는 한미약품 사태 이후 상장 기업들의 성적이 부진해 벤처투자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벤처펀드 신규 결성액은 1조4163억원(56개)으로, 전년 동기(1조7530억원) 대비 19.2%나 급감했다. 이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계획이 발표된 이후 업계에서 펀드 결성을 하반기로 보류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 출자자 수는 210개에서 253개로 20.5% 급증, 벤처 투자 시장의 저변은 지속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530억원을 투자, 가장 많은 투자 규모를 기록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단일 펀드로는 규모가 가장 큰 1210억원을 조성했다.
중기부는 이번 추경에 8000억원 규모의 모태펀드 예산이 편성됨에 따라 하반기에 1조3000억원 규모의 벤처 펀드가 추가 조성되면서 올해 벤처 펀드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투자과장은 “하반기에는 기존 펀드의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올해 투자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모태펀드에 재정을 투입하고, 펀드 운용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기업투자촉진법(가칭)을 제정해 벤처펀드에 민간 자금 유입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