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https://img.etnews.com/photonews/1708/980483_20170801175155_803_0003.jpg)
시장점유율 1위 신한카드가 밴(VAN)사에 수년간 위탁·관리해 온 신용카드 전표 매입 업무를 정보화 특화 사업 전문기업 케이알시스에 넘긴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매출 하락이 불가피해지자 매입 수수료를 절감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밴 업계와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 한국신용카드밴협회는 신한카드 일방의 매입 업무 중단을 업권 생존권 위협 행위로 간주하고 모든 가맹점의 해지와 손해 배상 청구를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신용카드밴협회가 신한카드에 보낸 공문. 밴사와 맺고 있는 데이터캡쳐 업무를 일방적으로 중단할 경우 신한카드 매입업무 전체에 대해 위탁 운영 대행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08/980483_20170801175155_803_0001.jpg)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가 신한카드에게 보낸 공문. 업무위탁 변경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신한카드 가맹점 모집 거부와 매충전표 매입전송 중단, 국제매입(UPI)가맹점 신청 거부 등 모든 대행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08/980483_20170801175155_803_0002.jpg)
1일 정보통신(IT)·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케이알시스가 카드 전표 매입(데이터 캡처) 업무 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의 밴대리점이 받는 수수료 대비 절반 이상 낮은 가격으로 위탁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밴 대행 업무 가운데 매입 부문을 카드사가 직접 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밴사는 카드사 대신 거래 승인, 매입, 전표 수거 업무를 건당 일부 수수료를 받고 대행해 왔다. 이 가운데 매입과 전표 수거는 밴사가 도맡았다. 밴 대리점의 수익 가운데 상당한 금액이 카드 대행 업무다.
그러나 업계 1위 신한카드가 밴 매입 위탁 업무를 케이알시스와 별도 계약을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밴 대리점은 물론 신용카드조회기협회, 한국신용카드밴협회 등은 '데이터 캡처 업무 위탁 중단'을 철회할 것을 신한카드에 요구하는 한편 가맹점 계약 해지는 물론 손해 배상 청구까지 검토하겠다며 반발했다.
손해 배상 청구는 과거 카드사와 밴사, 밴 대리점이 합의한 '무서명 거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위반의 일환이다. 당시 카드사와 밴사는 무서명 거래 도입으로 전표 수거 업무가 사실상 축소되자 밴 대리점 생존권을 위해 수수료 비용을 보전해 주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신한카드가 이 협약을 깨고 케이알시스와 별도 계약을 맺으면 협약 파기 귀책사유가 발생, 가맹점 모집 수수료 인하 비용은 물론 당시 약속한 지급 비용을 손해 배상 명목으로 청구하겠다는 것이다.
조영석 신용카드조회기협회 사무국장은 “신한카드와 케이알시스 매입 대행 계약은 전국 영세 밴 대리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골목상권 파괴 행위”라면서 “밴사에 통보한 업무 위탁 중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신한카드 가맹점 관련 모든 업무를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는 신한카드 국제매입(UPI) 가맹점 신청 거부(인롄카드 등) 업무도 포함돼 있어 해외 결제 대행 중단 사태까지 벌어질 태세다.
신용카드밴협회도 상호 합의를 거치지 않은 일방의 업무 진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신한카드 매입 업무 전체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이들 협·단체는 1일까지 신한카드에 공식 입장을 제시할 것을 요청했지만 공식 답변이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신한카드는 계약을 맺고 있는 대형 밴사인 나이스정보통신의 보유 가맹점 6만여곳 대상으로 직매입 프로세스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협력사인 나이스정보통신도 최근 반발하고 나서 신한카드와 밴 업계 간 전면전 양상으로 이슈가 확대되고 있다.
신한카드와 카드업계는 무서명 거래 등이 도입되고 있는 시점에서 재래식 대행 업무를 고수하고 있는 밴 업무 방식도 바뀌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케이알시스와의 계약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이슈가 있기 전인 지난해 말부터 협의가 진행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1일 오후, 해당 협회에 직매입 관련 밴업계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전달했다”며 “신한카드 가맹점 전체 대상으로 매입 업무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다.
조회기협회 측도 “신한카드가 협의 없이 직매입 도입을 하지 않겠다고 유선으로 입장을 전달해왔다”며 “좀더 협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