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효성 방통위원장, 소통이 중요하다

[기자수첩] 이효성 방통위원장, 소통이 중요하다

이효성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우여곡절 끝에 1일 취임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방통위가 다시 정상궤도에 들어섰다. 4개월 가까운 업무 공백 탓에 해결 과제도 산적했다.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에서 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해 의결이 필요한 주요 정책이 공회전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 위원장이 취임했지만 당면 과제 어느 것 하나 간단치 않다. 방송 정상화는 물론 방송통신 이용자 권익 강화, 산업 발전 등 쉽지 않은 현안뿐이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마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위원장이 옛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시절과 달리 방송 영역 자체가 확대되고 있다. 1인 미디어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대표로 들 수 있다.

방통위 구조도 순항만을 장담할 수 없다. 종전의 방통위는 여야로 이원화됐지만 이 위원장이 이끌 방통위는 여야 3개 정당이 추천한 인물로 구성됐다. 지향점이 다를 수 있다.

게다가 이 위원장을 포함, 5명의 상임위원 모두 방송 전문가다. 방통위 역사상 처음으로 통신 전문가가 배제됐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통신 관련 규제 전문성에서 약점이 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 위원장이 복잡다단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소통을 우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이 취임사에서 상임위원 간 협치 문화를 역설한 건 다행이다. 합의제 기구의 바람직한 모델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그러나 아쉬움도 없지 않다. 방송과 통신 정책 대상자와의 협치 또는 소통 언급이 없다. 정책 대상자와의 소통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굳이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방통위 이해 부족은 어쩔 수 없지만 오해가 쌓이는 건 줄여야 한다. 이 위원장이 각계각층의 방송통신 관련자와 소통부터 해야 하는 이유다.

김지혜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