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수형 정수기를 앞세운 SK매직, LG전자, 쿠쿠전자 등 정수기 후발 주자들이 기존의 강자이던 코웨이와 청호나이스를 맹추격하고 있다. 시장에서 직수형 정수기 비중이 높아지면서 후발 업체의 점유율도 함께 뛰고 있다. 후발 주자들은 위생을 강조한 마케팅 공세에 이어 판매 조직 확대 등 차별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직수형 정수기 시장은 올해 10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수형 시장 내에서는 SK매직이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분기 SK매직 직수형 정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6만대를 기록했다. 렌털 누적 계정도 45만대를 돌파했다.
LG전자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2015년에 직수형 정수기를 처음 내놓았을 때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를 넘지 못했지만 토털케어 등 정수기 유지 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업계는 LG전자가 직수형 정수기 시장의 30% 안팎을 차지하며 2위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정수기 시장에 뒤늦게 합류한 쿠쿠전자도 직수형 정수기를 전략 상품으로 내세우고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직수형 정수기 성장은 후발 업체들의 마케팅 공세 결과다. 정수기의 핵심인 '위생'을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에도 확대 적용하고 있다. 유로(물길) 교체 서비스가 대표 사례다.
SK매직은 유로 교체 서비스를 제공하며 직수형 정수기 안전성을 더 했다. LG전자도 직수관 교체 서비스를 내세워 제품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쿠쿠전자는 인앤아웃 코크 자동 살균 정수기를 선보였다. 사용자가 원할 때 물이 흐르는 관로부터 출수되는 코크까지 전기 분해 살균을 할 수 있다. 세척수로 한 번 더 씻어내 오염을 최소화한다. 쿠쿠 인앤아웃 정수기는 3월 쿠쿠 정수기 렌털 매출 비중 50%를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포인트(P) 상승했다.
직수형 정수기의 판매 방식도 다각화하고 있다. 그동안 홈쇼핑 판매에 집중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방문 판매와 사후관리(AS) 강화로 브랜드 인지도를 확산하고 있다. 직수형 정수기 누적 계정수가 급증하면서 이를 관리할 관리 조직도 확대했다. SK매직과 LG전자는 AS 인력을 매년 500여명 안팎으로 늘려 가고 있다.
전체 정수기 시장에서는 여전히 코웨이가 1위다. 그러나 후발 주자 공세에 시장 판도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직수형 정수기 시장이 매년 성장하면서 일부 저수조 정수기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수형 정수기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저수조 방식 정수기와 최대 시장 점유율을 다툴 정도”라면서 “앞으로 업체 간 차별화 전략으로 직수와 저수 방식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