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상반기 가전사업에서 두 자리 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며, 글로벌 가전업계에서 독보적인 기록을 세웠다. 영업이익률 순위를 놓고 경쟁하던 월풀, 일렉트로룩스와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는 양상이다. 프리미엄 성능과 이미지로 안정적인 이익률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상반기 가전사업에서 영업이익률 10%를 기록하며, 글로벌 가전시장 경쟁자인 일렉트로룩스(5.8%)와 월풀(5.3%)을 크게 앞질렀다.
가전시장은 전통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꼽힌다. 때문에 상반기 두 자리 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LG전자 기록이 더욱 돋보인다. 특히 2분기에 원재료 가격 인상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있었음에도 높은 이익률을 유지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처음 글로벌 가전시장 1위였던 월풀을 제치고 영업이익률 1위에 올랐다. 당시 LG전자는 영업이익률 7.7%로 월풀(6.5%)과 일렉트로룩스(5.2%)에 앞섰다.
올해는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LG전자가 월풀과 일렉트로룩스 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영업이익률이 높아진 배경으로는 프리미엄화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기존 가전 전체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졌다. 트윈워시, 노크온 매직스페이스 냉장고, 시그니처 키친스위트 등 프리미엄 가전은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으로 평가 받는다.
주요 제품 개발시 공용 플랫폼을 활용하고, 부품을 모듈화하는 등 원가 경쟁력을 높인 것도 수익성 상승 비결이다.
업계는 LG전자가 탄탄한 프리미엄 이미지로 가전시장에서 높은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한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생활가전의 경쟁력 확대에 따라 재평가받고 있다”면서 “스타일러,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신제품이 내수 시장에서 수요를 창출하면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고, 이들은 대부분 미세먼지와 관련된 친환경 제품이라는 점에서 해외에서도 돌풍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LG전자 가전사업 매출도 늘고 있다. LG전자는 2분기 5조2518억원 매출로 가전사업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5조원을 돌파했다.
향후 과제는 커지는 외형을 한층 확대하는 것이 꼽힌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부품사업 확대와 시스템 에어컨 등을 통해 기존에 비중이 크지 않았던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 글로벌 주요 가전사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업계 종합>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