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소기업에도 좋은 일자리가 많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08/981098_20170803160034_470_0003.jpg)
사내 영화관, 피트니스 클럽, 옥상 캠핑 시설 등 직원 편의 시설을 갖춘 회사가 있다. 대기업이나 잘나가는 중견기업이 아니다. 최근 방문한 모 중소 부품 기업이다.
이 회사의 직원 평균 근속 연수는 대기업만큼 길었다. 사번 1번과 2번이 여전히 회사를 지키고 있으며, 자녀를 대학까지 보냈다. 규모 있는 회사에서 이곳으로 이직한 직원도 적지 않다고 자랑했다.
회사를 한 바퀴 돌며 안내해 준 직원은 이 같은 남부럽지 않은 복지 시설은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고 소개했다. 회사 규모가 작더라도 좋은 인재를 유치하고 오랜 기간 함께하기 위해선 좋은 직장과 회사가 돼야 한다는 강한 믿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계가 귀담아 들을 만한 메시지다.

그러나 이 회사 직원들은 이 같은 회사 복지가 외부로 널리 알려지는 게 반갑지만은 않다. 납품하고 있는 대기업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윤을 많이 남겨서 직원 복지로 퍼 주는 게 아니냐며 '단가 인하 압박'이라도 들어올까 우려했다. 좋은 처우와 복지를 숨겨야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중소기업이라고 항상 '헝그리 정신'으로만 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98%가 중소기업이다. 많은 구직자가 복지와 처우가 좋고 안정된 대기업 입사를 원한다. 처우가 나쁘고 복지 질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에 입사하길 원하는 지원자는 많지 않다. 구직자에게 웬만하면 중소기업은 기피 대상이다. 그런데 훨씬 더 많은 일자리가 중소기업에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국정 과제 1순위로 꼽았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지상 목표다. 들여다보면 구직자가 선호할 만한 숨겨진 중소·중견기업이 많다. 앞에서 예로 든 업체와 같은 중소기업이 주목받고 지속 성장해야 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생태계가 조성된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도 이들 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방안이 담겼으면 한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