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그래픽·글로벌' 3차 방정식 마주한 게임 IP 재개발

'테라' '포트리스' '아이온' 등 2000년대 인기를 떨쳤던 유명 국산 게임이 리메이크된다. 지식재산권(IP) 재활용이 게임업체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올랐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테라' '열혈강호' '뮤' '귀혼' '포트리스' 'RF온라인' '검은사막' '블레이드앤소울' '아이온' '화이트데이'가 재개발 중이다. 대부분 모바일용이다. 콘텐츠를 재해석하지만 플랫폼 제한을 따로 두지 않는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출시가 집중된다.

검은사막은 액션을 극대화 한 게임 특성에 맞춰 모바일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사 가정용 게임 콘솔 엑스박스용으로도 만든다. 2015년 모바일버전 '화이트데이'를 내놓은 손노리도 소니 가정용콘솔 플레이스테이션 VR로 후속편을 다시 만든다. 웹젠은 중국 게임사와 협력해 뮤를 HTML5 게임으로 다시 만든다.

게임 리메이크는 이미 알려진 인지도가 장점이다. 친숙한 만큼 이용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 그래픽 자원 등 리소스(resource)를 다시 활용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여기에 모바일, PC게임, 콘솔 플랫폼이 사실상 세계 단일 시장을 형성하며 글로벌 진출도 쉬워졌다.

모바일게임 시장을 장악한 '리니지2레볼루션' '리니지M'은 리메이크 게임 시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리니지2레볼루션은 온라인게임 리니지2를 모바일 플랫폼에 맞춰 다시 개발했다. 그래픽 등 원작 자원과 시스템 일부를 활용했다. 리니지M은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거의 그대로 모바일로 옮겼다. 두 게임 모두 출시 한 달 째 2000억~3000억원 매출을 올리며 매출에 톡톡히 기여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온라인게임 테라를 모바일게임으로 재해석한 테라M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온라인게임 테라를 모바일게임으로 재해석한 테라M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리메이크는 국산 게임만의 트렌드는 아니다. 블리자드는 최근 PC게임 스타크래프트 그래픽과 배틀넷을 개선해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로 다시 출시했다. 블리자드가 자사 게임을 다시 손봐 재출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소 게임업계는 IP 재활용을 넘어 기존 제작이나 서비스가 중단 된 게임을 발굴해 재 서비스하는 일명 '패자부활 펀드' 등에 정부 지원을 요구 중이다. 자사 IP뿐 아니라 국내외에 방치된 외부 IP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기존 시장에서 성공한 IP를 재해석하는 것은 제작과 마케팅에서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리스크가 적어 효율적”이라면서 “출시 플랫폼과 이용자 변화를 잘 감지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체 IP가 없는)중소업체는 클래식 IP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자금은 물론 성공 시 이득 분배 등 여러 난제와 갈등이 생길 수 있어 이를 체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