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TV(OTT) 시장은 동영상 사업자 외에 방송·통신·포털까지 가세,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OTT는 전통의 미디어보다 진입 장벽이 낮다.
그러나 사용자가 차별화된 콘텐츠와 양질의 콘텐츠를 찾고 있다. 콘텐츠 포맷과 내용의 다양화, 콘텐츠 증가, 멀티 플랫폼 환경 등으로 '내게 맞는 콘텐츠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진입 문턱이 낮지만 OTT 사업자는 다양해지고 까다로워지는 사용자 요구에 부응해야 생존이 가능하다. OTT사업자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OTT 활성화 요인으로 기술 발전을 빼놓을 수 없다.
네트워크 성능이 향상돼 동영상을 시청하더라도 급격한 데이터 용량 증가로 인한 속도 저하 현상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방송 전용망이 아닌 범용망을 통해서도 원활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됐다.
딜라이브는 영화 '옥자'를 독점 개봉하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옥자를 보기 위해선 영화관이 아닌 '딜라이브 플러스 OTT 셋톱박스'가 필요하다. '옥자 효과'로 딜라이브 OTT 판매량이 급증했다.
인터넷 환경에서 딜라이브 플러스 OTT 셋톱박스를 TV와 연결할 경우 '옥자'를 포함한 넷플릭스 콘텐츠를 TV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6월에 출시된 딜라이브 OTT는 첫 6개월 동안 1만3000대가 판매됐다. 올 상반기에는 7만2000대 등 누적 8만5000대가 판매됐다.
CJ헬로비전도 오는 9월 박스 형태의 OTT 제품을 출시한다. CJ헬로비전은 티빙스틱이라는 제품으로 OTT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사업이 CJ E&M으로 이관돼 새로운 제품으로 선보인다.
CJ헬로비전은 과거 티빙 스틱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하드웨어(HW) 성능을 높여 이용자를 늘릴 계획이다.
소비자의 시청 정보를 축적, 원하는 채널과 프로그램을 추천하는 등 빅데이터 기반 기술도 탑재할 예정이다.
유료방송사업자는 OTT를 통해 실험 콘텐츠를 독자 공급하면서 방송 서비스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넷플릭스를 필두로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OTT 사업자에게 국내 시장을 뺏기지 않겠다는 비장함도 엿보인다.
실시간 방송 무료화, 자체 콘텐츠 제작 등 마케팅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CJ E&M이 운영하는 '티빙'은 1월 실시간 방송 무료 제공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상파 OTT 사업자인 '푹TV'도 실시간 방송 무료화를 선언했다.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가입자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인터넷양방향TV(IPTV) 사업자는 자체 제작 콘텐츠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OTT 서비스 '옥수수'를 활용, 엑소와 대만 현지 팬 미팅을 360도 가상현실(VR)로 생중계하면서 글로벌 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직접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작해 제공한다.
아직 국내에는 미국처럼 압도하는 거대 OTT 사업자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기존 방송보다 유튜브 속의 '도티'와 '캐리'에 익숙한 세대가 성장했을 때 지금과 같은 미디어 시장이 유지되리란 보장은 없다.
방영 시간에 맞춰 본방송을 사수하는(?) 시청자가 점점 줄고,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국내 OTT 시장도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6년 방통위원회 방송시장경쟁상황 평가'에 따르면 OTT 서비스 매출 규모는 2015년 3178억원에서 지난해 4884억원으로 50% 이상 성장했다.
김지혜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