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가 와이파이를 사용하면 이동통신 데이터 사용량이 감소한다. 와이파이가 이통사의 가입자당평균수익(ARPU) 상승을 저해하는 요소로 인식되는 이유다.
이통사는 와이파이 개방으로 어디서나 무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데이터 매출이 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용자가 급증, 서비스 품질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했다.
2012년 LG유플러스가 와이파이를 전면 개방했음에도 SK텔레콤과 KT가 결정을 미뤄 온 이유다. 와이파이 경쟁력을 차별화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 KT는 와이파이 개방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불과 몇 달 사이에 SK텔레콤과 KT가 연이어 와이파이를 개방했다.
이통사의 와이파이 개방에는 고객 서비스 편의성 제고, 이미지 개선 외에도 여러 요인이 복합 작용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시절부터 정부는 이통사에 줄기차게 와이파이 개방을 요구했다. 예산 부족으로 공공 와이파이만으로는 대국민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통사가 정부의 요구를 수용한 셈이다.
모바일 광고 확산에 따라 와이파이 광고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이용자가 늘수록 모바일 광고 수익도 커진다.
이통사의 한 임원은 “모바일 광고를 통한 수익이 와이파이 이용에 따른 데이터 매출 감소를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와이파이 개방은 개방과 공유라는 기업의 경영 전략 실천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T맵, T전화, 클라우드 서비스 개방에 이어 와이파이도 개방함으로써 이 같은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KT의 와이파이 개방은 통신비 인하라는 정부 기조에 동참하고 경쟁에 뒤지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공공 와이파이 확산을 통한 통신비 절감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 가운데 하나다. KT는 와이파이 개방을 통해 정부 정책에 동참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LG유플러스에 이은 SK텔레콤의 와이파이 개방에 따르는 경쟁 심리도 담겨 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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