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규제에 글로벌 M&A 시장 한기

중국 금융규제로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 돈줄이 마르기 시작했다.

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기업 중훙그룹은 지난 6월 미국 요양시설 운영기관인 브룩데일을 인수하려던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당시 인수 금액은 40억 달러에 달해 올해 중국 민간기업의 해외 인수 중 최대가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양사는 협상 끝에 인수를 백지화했다. 중국 당국이 중훙그룹의 위험이 커진다는 이유로 자금 대출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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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다른 대기업들도 6월부터 줄줄이 당국의 돈줄 규제에 발이 묶였다. 완다그룹, 푸싱그룹, 안방보험그룹, 하이난항공그룹 등은 무리한 사업 확장을 멈추고 부채 위험을 줄이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등 주요 M&A 시장에도 한기가 돈다. 법무법인 화이트앤케이스 및 시장조사업체 머저마켓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미국 내 인수합병은 올해 상반기 전년의 22%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모건스탠리 분석에서도 중국의 해외 부동산 직접투자는 올해 84% 감소한 17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에도 15% 줄어들어 14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FT는 “중국 당국이 대기업의 해외 인수합병에 제동을 걸면서 상반기 국제수지가 160억 달러 흑자로 돌아서며 효과를 봤다”며 “이러한 효과에도 당국은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