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8 핵심 특징은 듀얼 카메라다. 삼성 스마트폰 최초로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갤럭시S8 시리즈에 듀얼 카메라를 탑재하려다 양산 직전 철회했다. 가격과 디자인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하반기 전략 상품인 노트8은 지나치지 않았다. 이는 준비가 끝났다는 신호다. 이제 듀얼 카메라를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노트8 외 다른 스마트폰에도 듀얼 카메라를 다수 적용하려 하고 있다.
◇삼성 최초 듀얼 카메라 특징
노트8 후면에 들어갈 듀얼 카메라는 광각과 망원렌즈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1200만 화소와 1300만 화소가 합쳐진 모듈이다. 듀얼 픽셀 센서를 사용한 1200만 화소 광각 카메라가 메인 역할을 한다. 듀얼 픽셀은 픽셀 하나에 포토다이오드 두 개를 집적하는 기술이다. 싱글 카메라보다 초점을 빠르게 잡는다.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돕는다. 1300만 화소 망원 카메라는 보조 역할이다. 두 카메라에서 촬영한 고화소 이미지를 하나로 합성, 화질을 향상시킨다. 두 카메라 화소가 미세하게 다른 이유는 심도 등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두 카메라 모두 자동초점(AF) 기능과 손떨림방지(OIS) 기술이 적용됐다. 광학 2배 줌을 지원한다.
듀얼 카메라는 삼성전기와 삼성전자가 생산한다. 삼성전기가 전체 물량의 약 70%를 생산한다. 나머지는 삼성전자가 제조를 맡는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메인 카메라 협력사다. 삼성전자는 카메라를 스마트폰 핵심 기능으로 여겨서 플래그십 모델 중심 카메라 기술을 개발하고, 모듈도 양산하고 있다.
노트8 후면은 듀얼 카메라, 전면에는 셀피(셀카)용 싱글 카메라와 홍채 인식 카메라가 각각 배치된다. 전면 카메라는 800만 화소다. 갤럭시S8플러스와 동일한 사양 및 구조로 알려졌다. 홍채 인식 카메라도 갤럭시S8플러스와 같다. 홍채 인식은 본인 여부를 확인, 잠금 화면을 풀거나 금융 서비스 이용에 쓰인다. 홍채 인식 카메라는 노트7부터 갤럭시S8, 갤럭시S8플러스에 적용돼왔다.
◇듀얼 카메라 채택 의미
노트8 듀얼 카메라 채택은 삼성전자가 듀얼 카메라를 앞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신호다. 삼성전자는 당초 갤럭시S8 시리즈에 듀얼 카메라를 접목하려다 갤럭시S8 양산 직전 포기했다. 가격과 디자인 등 복합 이유로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듀얼 카메라의 필요성이 지속 제기됐다. 차별화된 사진에 대한 스마트폰 사용자의 요구가 높아진 데다 애플은 물론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까지 듀얼 카메라를 적극 적용하며 경쟁을 부추겨 더 이상 채택을 늦출 수 없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목되는 대목은 바로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다. 노트8은 듀얼 카메라로의 본격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4분기 출시 예정인 '제이드'라는 스마트폰과 내년에 내놓을 '갤럭시A' 시리즈에도 듀얼 카메라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갤럭시A는 판매 비중이 큰 중급형 스마트폰이다. 4분기에 나올 폰 역시 글로벌 시장이 타깃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뿐만 아니라 중급 이상 모델까지 듀얼 카메라를 적용하려 한다는 얘기로, 이는 곧 스마트폰 카메라 변화와 시장 확대라는 결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갤6 플래그십에 먼저 채택된 후 A와 J 모델로 확대된 것처럼 듀얼 카메라도 이 같은 방향성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연간 약 4억대 판매하는 세계 1위 업체다. 이 가운데 노트 시리즈는 월 300만대, 갤럭시S 시리즈는 월 500만대가량 생산된다. 삼성 플래그십 모델에 필요한 듀얼 카메라 수요만 월 800만대에 이른다는 얘기로, 판매량이 더 많은 중급형 스마트폰까지 듀얼 카메라가 적용되면 그 수는 그야말로 급증하게 된다.
◇삼성 듀얼 카메라 시대 개막…수혜 기업은?
카메라 관련 부품과 장비 업체는 삼성의 듀얼 카메라 전환이 호기다. 듀얼 카메라는 싱글 카메라보다 렌즈, 이미지센서 등이 두 배로 들어간다. 또 평균판매단가(ASP)가 1.5배 이상 높아 실적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카메라 모듈 장비 업체도 새로운 카메라 도입에 따라 신규 장비를 판매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곳은 엠씨넥스, 캠시스 같은 삼성전자 카메라 모듈 협력사다. 삼성전자는 다수 듀얼 카메라 모델에 대비, 외부 조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자체 생산 능력과 계열사인 삼성전기의 생산 규모에 한계가 있는 만큼 협력사를 통해 물량을 안정 확보하려는 구상이다. 이는 곧 협력사에 새로운 사업 기회여서 양과 질 모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기 행보도 관심이다. 삼성전기는 삼성 플래그십 모델 후면 카메라 양산을 대부분 맡아 왔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듀얼 카메라 수요가 커질수록 삼성전기 역할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2014년부터 듀얼 카메라 연구를 시작했다. 2015년부터는 듀얼 카메라 상용화에 필요한 부품 등 요소 기술 준비를 본격화했다. 이후 고객사 과제 개발에 착수, 지난해 8월 처음으로 듀얼 카메라를 양산했다.
이 밖에 광학 필터, 액추에이터, RFPCB 생산 기업들도 주목 대상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옵트론텍(필터), 자화전자(액추에이터), 대덕GDS(RFPCB)는 기존 대비 고부가 가치가 큰 부품을 공급하거나 기기 대당 부품은 2개씩 늘어 실적 견인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