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대학 IoT 교육과정을 잇는 키워드 '프로젝트, 산학연계, 상용화'

대학 교수들이 '산학연계형 IoT교육지원사업'을 위해 IoT 교재로 쓰일 아틱 플랫폼을 직접 실습하고 있다.(왼쪽부터) 정경권 동신대 교수, 이창균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 강사를 담당한 국중진 박사, 김진만 상명대 교수, 백락준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
대학 교수들이 '산학연계형 IoT교육지원사업'을 위해 IoT 교재로 쓰일 아틱 플랫폼을 직접 실습하고 있다.(왼쪽부터) 정경권 동신대 교수, 이창균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 강사를 담당한 국중진 박사, 김진만 상명대 교수, 백락준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

전국 27개 대학이 사물인터넷(IoT) 과목을 정규 교과에 편성, 다음 달부터 수업에 들어간다. 학생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는 교육 생태계 조성이 목표다. 단순한 이론 수업에 그치지 않고 실제 IoT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팀 단위 프로젝트를 활성화하고, 산업계와 협력해 IoT 기술 발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학생이 직접 창업에 뛰어들 수 있는 전방위 지원도 준비하고 있다.

◇IoT 정규과목 핵심 '팀 프로젝트'

9월부터 IoT 수업을 시작하는 대부분 대학이 '실습' 중심 수업을 준비했다. 사물과 사물이 통신하는 IoT인만큼 눈에 보이는 '사물(제품)'에 초점을 맞춘다. 이론 수업만으로 학생이 직접 '연결된 사물'을 만들 수 없다는 게 교수들의 생각이다. 초기 1~2주 수업만 개략적인 이론 교육을 실시한다. 그 뒤로는 IoT 플랫폼 아틱을 활용한 실습에 뛰어든다.

실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팀이다. 대학은 4~5명 씩 팀을 짜 실습에 참여토록 할 계획이다. 이 팀은 IoT 프로젝트를 수행할 최소 단위다. IoT 교육 과정을 개발 중인 수원대는 5~6주 간 실습 과정이 끝나면 바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40여명 정도 수업을 듣는데 8개 팀으로 나눠 개별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반려 동물을 위한 위치 추적 목걸이(스마트밴드)에 관심 있는 학생은 수업 초기 IoT 이론을 배우고 아틱을 통한 프로그램 개발과 운용 방법을 학습한다. 이후 자신과 관심사가 비슷한 학우와 팀을 짜서 제품 개발, 클라우드 연동,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실제 프로젝트를 추진해 결과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김영환 수원대 교수는 “프로젝트가 수업의 중심이 되는 것이 IoT 교육 취지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프로젝트 결과물로 학점을 주고 평가하면서 산업 현장과 접점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각 대학이 IoT 정규 과목을 2~3학년 과정에 포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IoT 프로젝트를 위한 코딩과 소프트웨어(SW) 개발, 임베디드 프로그램 등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는 수업에 참여하기 힘들다. 실제 IoT 제품을 개발해 교육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3학년 정도가 적당하는 게 중론이다.

◇대학 산·학 지원센터, 협력기업 간 협업으로 시너지 극대화

IoT 정규 과목을 운영하는 대학은 학내 산·학 지원센터, 창업 보육센터와 연계한 교육도 준비한다. 한 학기 수업으로 IoT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대학은 여러 개 수업 과목을 만들었지만, 교과 과정만으로는 '실제 IoT 제품을 만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

산·학 협력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교육기관 한계를 극복, 산업계에서도 필요한 IoT 교육을 추진할 수 있다. 건양대가 '사회 맞춤형 산·학 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링크플러스)'를 IoT 교육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도 같은 맥락이다.

건양대는 링크플러스를 통해 5년 간 200억원 이상 예산을 지원받는다. 학부생 때부터 산·학 연계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IoT 사업 관련 기업과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협업하고, 각 회사와 연계한 프로젝트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일부 대학은 창업 보육센터와 시너지도 기대한다. 정규 수업 과정에서 지원하기 어려운 시제품 제작이나 사업화까지 창업 전주기 지원 시스템과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창업지원단 시설을 활용해 3D프린터로 IoT 시제품을 만들도록 지원한다. IoT 과목 가운데 사업화 가능한 프로젝트는 창업 보육센터와 연계, 실제 창업을 돕겠다는 대학도 있다.

IoT 정규 과목 신설을 준비 중인 한 대학 교수는 “IoT 제품 개발은 정규 과목에서 완료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대학 안에서 운영 중인 벤처·창업 지원센터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교과 과정 외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교수는 “글로벌 IT 기업과 지역 중소기업이 이미 교육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IoT 교육 과정에도 관심을 가진다면 실제 산업계가 원하는 교육 과정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IoT 교육 인력 여전히 부족, 타 과목과 통합 프로그램도 고려해야

대학 IoT 교육 과정이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IoT를 가르칠 사람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대학 IoT 지원사업 강사양성 과정으로 50여명 이상 교수 및 강사가 교육 받았지만 연간 3000여명에 이르는 학생을 담당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IoT 교육 과정을 지원할 조교 등 인력 확보도 시급하다. 수업이 대부분 실습 중심이기 때문에 기자재 지원과 활용법 교육 등 교수나 강사 외 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학계 의견이다.

한 교수는 “실습 핵심이 되는 아틱 플랫폼도 최근에 공개됐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부족하다”면서 “지속적인 교육 과정 운영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강사도 지속 확보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교과와 연계한 통합 교육 프로그램 필요성도 부각된다. IoT는 SW 개발부터 하드웨어(HW) 개발, 통신 및 네트워크 연결, 클라우드 분석 및 서비스, 애플리케이션까지 IT 전반을 다룬다. 이 때문에 기존에 있는 교과 과정과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IoT는 IT 대부분을 포함하기 때문에 분야별 전문가가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교육 과정도 큰 틀에서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