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대박상사 나 사장은 요즘 경쟁사인 착한상사의 신제품 성공 비결이 궁금하다.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는 우리와 비슷한데 결과는 천지 차이가 아닌가? 심지어 착한상사는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도 하지 않는데, 고객이 알아서 입소문을 내주기까지 한다. 착한상사 호감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데, 이들의 비결은 대체 무엇일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세계적 경영컨설턴트 제임스 챔피는 그의 저서 '착한 소비자의 탄생'에서 “값싸고 좋은 제품을 구매하던 소비자가 정직과 신뢰를 구매하는 착한 소비자로 변화했다”라고 말한다. 착한 소비자란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소비를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조사에 따르면 '조금 비싸더라도 윤리경영을 하는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겠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92%나 됐다고 한다. 그야말로 착한 소비자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신발 제조업체 베자(Veja)는 이런 착한 소비자를 사로잡아 성공을 거두었다. 베자는 제품을 만드는 방식이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착하다. 천연재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데, 신발 천은 브라질에서 재배한 유기농 목화를 쓰고, 밑창은 아마존에서 채취한 고무 수액을 재료로 사용한다. 또 원재료를 사올 때 농민에게 항상 시장가격보다 더 높은 값을 쳐준다고 한다. 이는 좋은 재료를 공급해주는 파트너 농민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한 배려라고 한다. 베자는 브라질 공장에서 일하는 현지 노동자에게 선진국 수준의 임금을 준다. 그들이 가난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렇게 원재료 값과 인건비가 올라가면 신발이 너무 비싸지 않을까? 하지만 베자는 타사 제품들과 비슷한 10만원대 초반의 가격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광고 제로, 재고품 제로라는 '제로제로 전략(zero zero strategy)' 전략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줄인 비용은 제3세계 노동자와 농민에게 쓰고 있다.
광고에 돈 한 푼 들이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베자는 누구보다 스타 덕을 봤다. 환경보호에 관심 있는 세계 셀러브리티들이 먼저 나서서 베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덕분이다. 베자를 신는 사람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퍼지게 되자 자연스럽게 착한 소비자가 베자를 찾게 됐다. 그 결과 베자는 연간 20%씩 성장하며 지금까지 21개국에 350여개 판매망을 두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트리플래닛(Tree Planet)이란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숲을 가꾸는 게임을 만들었다. 게임 속에서 나무를 키우고 수익금 일부로 국내외에 실제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드는 것이다. 수익금 절반가량을 나무 심기에, 10~20%는 나무 관리에 사용한다. 이쯤 되면 이 회사가 도대체 게임회사인지 나무를 심는 회사인지 모호하다. 실제로 지금까지 심은 나무만 55만그루, 국내 포함 12개국에 116개 숲을 조성했다고 한다.
이렇게 게임도 즐기고, 동시에 좋은 일도 하게 되니 사람들은 열광했다, 이 '착한' 게임은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았는데,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스마트하게 나무 심는 방법(A Smart Way to plant tree)'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 게임과 회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오늘의 아이디어
당신도 착한 소비자로 거듭나고 있는 고객들을 공략하고 싶은가? 베자와 트리플래닛에서 아이디어를 얻어보라. 소비자에게 '당신은 좋은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줄 때, 착한 소비자가 당신에게 먼저 손을 내밀 것이다.
정리=조은실 IGM 글로벌 응용센터팀 주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