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노조, 21일 2차 총파업 예고…'귀족노조' 논란 자처

오비맥주 노조, 21일 2차 총파업 예고…'귀족노조' 논란 자처

오비맥주 노조가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에 협상 대상이 아닌 사항까지 협상을 요구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입금협상으로 사측과 갈등을 빚은 오비맥주 노조는 올해도 총파업과 1인 시위를 벌이며 맥주 성수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 같은 행위는 노동계 전체에 부정적인 인식을 안겨주는 것과 동시에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도 제기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노조는 사측과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21일 광주·이천·청주공장 등 3개 공장 총파업에 돌입한다. 지난달 27일 1차 경고파업과 4일 총파업 출정식, 5~8일 이천공장, 10~11일 광주공장 부분파업 후 벌이는 총파업이다. 주말 근무를 거부하는 오비맥주 노조의 8월 정상 근무일수는 8일에 불과하다.

노조는 8% 임금 인상을 요구했고, 사측은 2.5% 인상을 제시해 지난달부터 협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까지 양측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18일 3.5% 인상안을 수정 제안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총파업을 강행할 예정이다.

오비맥주 노조, 21일 2차 총파업 예고…'귀족노조' 논란 자처

오비맥주 노조는 △2013년 10.9% △2014년 9.5% △2015년 10.3% △2016년 9.3% 연봉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2013년 2.8% △2014년 3.5% △2015년 3.0% △2016년 3.0%를 제시해 큰 격차를 보였다.

매년 진통 끝에 양측은 △2013년 6% △2014년 4.7% △2015년 4.7% △2016년 3.5% 연봉 인상안을 타결했다. 호봉제를 적용받는 생산·기술직은 평균 1.8% 호봉이 상승해 실제 인상폭은 지난 4년 간 5.3~7.8%에 달한다.

오비맥주 대졸 생산직 초봉은 5500만원으로 업계 최고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재계 순위 1, 2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와도 근소한 차이다. 주류업계 평균도 훌쩍 넘는 수준이다. 높은 인상률에 억대 연봉자는 물론이고, 장기근속자는 연봉 1억원 중반에 이르는 경우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초봉에 임금 인상폭 역시 업계 평균치를 크게 상회하지만 오비맥주 노조는 매년 임금협상으로 사측과 갈등을 빚으며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비맥주 노사는 격년제로 임금협상과 임금 및 단체협약을 합의한다. 올해는 임금만 협상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근로조건 개선 △초과근무수당 조정 △연차저축은행 시행 등 단체협상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올 초 사측 인사노무 담당 임원이 바뀌며 합의서 이행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총파업은 임금이 주목적이 아닌 합의서를 충실히 이행해 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지난해 임단협을 진행했고, 올해는 임금만 협상 대상이므로 단체협약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측이 강경하게 나서자 노조는 21일 총파업 예고와 함께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청와대 앞 1인시위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오비맥주 노조가 큰 폭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기에 무리가 있어 단체협약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면서 “이 같은 행태는 '귀족노조' 논란을 일으켜 좋지 않은 인식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