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며 외국어 배우면 학습효과↑

운동하며 외국어 배우면 학습효과↑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외국어를 배우면 학습효과가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중국, 태국 3개국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언어 학습과 운동을 하면 단어의 암기, 기억 유지, 이해 능력이 증진된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운동하면 학습능력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는 최근 여럿 나온 바 있다. 과학자들은 신체 움직임이 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유로 운동이 뇌의 생물학적 상태, 뇌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에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추정해왔다. 가소성은 뇌세포와 연결망이 수시로 변하는 환경에 대처해 변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탈리아 비타-살루테 산 라파엘대학 심리학과 언어학 전문가 시모네 술피치오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은 운동이 성인의 언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중국 다리대학 학생 40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영어에 대한 기초 지식은 있으나 유창함과는 거리가 먼 이들 대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쪽은 책상에 그냥 앉아서 다른 쪽은 수업 20분 전부터 수업 시간 15분 동안 내내 실내자전거를 타면서 수업하도록 했다. 자전거 페달은 여유 있는 속도로 했다.

영어 단어 2개를 그림과 함께 비교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외우게 했다. 한 번 수업에 40개 단어를 보여준 뒤 잠시 쉬었다가 해당 그림을 보여주고 컴퓨터 키를 눌러 단어를 맞추도록 하는 시험을 2개월 동안 8차례 수업 때마다 치렀다.

그 결과 자전거를 타면서 수업한 그룹이 그냥 앉아서 수업한 그룹에 비해 단어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답을 빨리 맞혔다. 단어가 적절하게 사용된 문장을 맞히는 시험 성적도 더 좋았다.

술피치오 교수는 “이번 실험결과는 운동이 외국어 학습능력을 증진할 수 있음을 강력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여러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수업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니며 적절한 신체활동과 학습 병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에 실렸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