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가 국산 e스포츠 종목 세계화 선봉에 선다.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로 격상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는 가운데 한국 e스포츠 산업에 필요한 마지막 퍼즐을 맞출지 관심이 집중된다.
블루홀은 23일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e스포츠대회 '게임스컴 배틀그라운드 인비테이셔널'을 연다. e스포츠 기업 ESL(Electronic Sports League)이 주관하고 유명 게임방송인 80여명이 참여한다. 앞서 e스포츠 통계기업 오피지지와 배틀그라운드 전적, 승률 등 게임통계 서비스 개발과 데이터 플랫폼 제공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배틀그라운드는 블루홀이 3월 글로벌 게임플랫폼 스팀을 통해 얼리억세스(선접속) 형태로 출시한 PC온라인게임이다. 4개월만에 600만장 판매, 1500억원 매출을 거두며 세계시장에서 흥행했다.
100여명이 특정 지역에 모여 생존을 목표로 무기와 식량을 수집하고 전투를 벌인다. 게임 콘텐츠 자체가 방송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배틀그라운드는 트위치와 아프리카TV 등 인터넷 방송플랫폼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높은 인지도를 확보했다.
블루홀은 e스포츠 가능성이 엿보이자 OGN, 한국e스포츠협회(KeSPA) 같은 국내 방송사 협단체와 e스포츠화가 가능한지 논의 중이다. 방송사는 배틀그라운드 중계 시스템 등 e스포츠 모드를 연구한다. 골프 중계처럼 일부 선수 위주로 중계하거나 분대(스쿼드) 단위로 플레이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협회는 아마추어 대회 등을 개최하는데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블루홀 관계자는 “아직 개발팀에서 자발적으로 생기는 대회를 돕는 수준”이라면서 “(e스포츠를) 목적이 아닌 결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틀그라운드가 e스포츠로서 성공하면 국산 종목으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대형 종목을 가지는 셈이다. 한국은 그동안 방송 시스템과 선수층에서 세계 최상위 e스포츠 경쟁력을 가졌지만 유독 종목(게임)에서 약세를 보였다.
최근 국제 스포츠계와 게임계는 e스포츠 글로벌·정식 체육종목화에 나섰다. AP통신과 BBC 방송에 따르면 토니 에스탕게 파리올림픽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최근 “파리올림픽에서 e스포츠 정식 종목 도입을 놓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탕게 위원장은 “젊은층들은 e스포츠에 열광한다”면서 “우리가 다리 노릇을 할 수 있는지 노력해보자”면서 e스포츠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 가능성을 남겨뒀다.
e스포츠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여부는 IOC 위원들이 결정한다. 2024년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은 2020년 도쿄올림픽 이후 결정한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e스포츠를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할 계획이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연말 1인칭슈팅게임 '오버워치' 글로벌 리그를 시작한다. 서울·보스턴·뉴욕·로스앤젤레스(LA)·올랜도·샌프란시스코·상하이·런던 등 9개 도시를 연고지로 한 오버워치 프로팀 구성을 발표했다. NFL, NBA, MLB, EPL 등 전통적인 스포츠 구단주들이 투자한다. 팀당 최고 가맹비가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