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친환경차 위험하다고? 엄격한 규제 맞춰 안전하게 달린다

친환경차에는 200~340볼트(V) 전류가 저장되는 배터리와 최대 650V 전력이 사용되는 모터 등이 적용된다. 수소연료전지차(FCEV)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석유보다 중량 대비 에너지 밀도가 3배가량 높은 수소를 사용한다.

현대모비스 친환경 모듈카 (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친환경 모듈카 (제공=현대모비스)

지난 100여년 이상 내연기관차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이 친환경차 안전에 우려를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선 전자파가 도마에 오른다. 전자파는 전기와 자기의 흐름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전자기 에너지다. 통상 30㎒ 기준에서 저주파 대역으로 내려갈수록 자기장의 힘이, 고주파 대역에서는 전기장 힘이 세진다.

친환경차에서 방사되는 전자파는 주로 전기장이 우세하다. 전기장은 자기장에 비해 전도체 물질 등으로 쉽게 차폐가 가능하다. 이중 특히 친환경차는 전기계통이 철저하게 차단돼 외부에 노출되는 전자파가 경미한 수준이다.

친환경차 모터, 인버터·컨버터, 배터리시스템, 충전기 등에는 전자파를 차폐하기 위해 일반 케이블보다 단가가 높은 특수케이블, 전용 커넥터와 아연도금 하우징 등이 적용된다. 추가적으로 모든 전자기기에 최단의 접지 경로와 최대 접지 면적을 적용하면서 전자파 방사량을 최소화한다.

현대모비스는 각종 전장부품들이 일으키는 전자파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국내에 10여개의 전파무향실 등을 운영 중이다. 특히 'EV(Electric Vehicle)챔버'는 친환경차 전력변환기, 배터리, 모터 등 친환경 부품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맞물려 전자파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곳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두 곳만 구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EV챔버는 지난해 국제 차량용 전자파 규격의 신규 적용(CISPR 25 4판)에 한 발 앞선 2014년에 이미 도입한 것으로 현대모비스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국산화에 성공하는 등 전자파 신뢰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전파무향실 (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전파무향실 (제공=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배터리는 압축, 관통, 낙하, 진동, 과충전, 단락, 고열, 열충격 등의 안전테스트를 기본으로 진행한다. 여기에 자동차 주행 시 물리적 상황을 가정해 관성과 전복 테스트도 추가된다. 방수처리와 절연설계는 기본으로, 누전 등의 상황에서는 절연 모니터링 시스템에 의해 고전압이 차단되고 전류는 배터리 내부의 전극을 오가며 방전된다. 침수 등의 상황에서도 차체에는 고전압이 흐르지 않으며 차량에서 배수된 물에도 전기는 흐르지 않는다.

수소는 독성이 없는 무독성 가스로 물질 자체가 워낙 가볍고 확산이 빨라 방출 즉시 하늘로 올라가기 때문에 개방된 공간에서는 천연가스보다 폭발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희박하다. 최근의 수소전기차는 수소탱크에 700기압으로 140리터의 수소를 고압 충전한다. 수소저장탱크는 파열, 극한 반복 가압, 화염, 총격, 낙하 등 10여가지 이상의 안전성 인증 항목을 만족시켜야 한다.

현대차가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한 투싼 수소전기차의 수소탱크는 고강도 탄소섬유 복합 재료로 제작됐다. 표면 두께는 약 10㎝에 달하고 1㎠당 700㎏ 압력을 버틴다. 일상생활에서 수소연료탱크가 손상당할 일은 거의 없다. 수소탱크에 탑재된 센서는 주변 온도나 충격을 감지해 수소 방출을 차단하거나 완전 방출한다. 차량 화재로 일정 온도가 넘어가면 수소를 완전히 방출한다. 이 때 고기압으로 수소가 방출되면 폭발하기보다 오히려 불을 끄는 효과를 갖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우주항공 분야 다음으로 가장 엄격한 안전 규제를 만족시켜야 하는 등 높은 신뢰성을 요구한다”면서 “친환경차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