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가까운 미래에 음성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노트 S펜'을 선보일 전망이다.
채원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전무)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노트 시리즈 S펜 기술 브리핑'에서 “음성(보이스) 기능을 접목한 갤럭시노트 S펜 도입을 고민하고 있고, 공부도 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 계획을 밝힐 순 없지만 추후 서비스가 좀 더 진화하게 되면 정식으로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S펜 음성 기술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특허청(USPTO)으로부터 '스피커'와 '마이크'를 내장한 S펜 특허를 각각 출원, 갤럭시노트8 S펜 최초 적용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번 신제품에는 스피커와 마이크 기능을 담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S펜에 음성 기능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스마트폰 입력장치가 '터치'에서 '음성'으로 전환되는 트렌드를 반영하고,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다각도의 포석이다. S펜이 스피커, 마이크를 탑재하면 '번역'에서 '통역' 기능으로 진화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도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노트 S펜에는 '와콤'의 전자기공명(EMR) 특허 기술이 적용, 배터리 없이 사용이 가능했다. 삼성전자가 와콤과 7년간 협업하게 된 결정적 기술이기도하다.
단, 음성 기능을 내장한 S펜 구현을 위해서는 관련 부품은 물론 배터리 탑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S펜은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기능을 구현했는데, 음성은 S펜 자체에서 구현하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S펜이 스마트폰에 내장돼 있는 동안 무선충전이 지원돼야 한다는 기술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노부타카 이데 와콤 부사장은 “S펜을 음성으로 명령·제어하는 건 갤럭시노트 이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수준 높은 기술”이라면서도 “음성이 펜 본연의 기능보다 우수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와콤이 선보인 갤럭시노트8 S펜은 펜팁 지름 0.7㎜, 필압 4096 단계, 길이 108㎜, IP68 등급 방수·방진 등 스펙을 갖췄다. GIF 파일을 제작해 메시지·메신저로 공유하는 '라이브 메시지' 기능을 처음 지원하고, 71개국 단어와 39개국 문장을 번역하는 등 전작보다 업그레이드 됐다.
채 전무는 “S펜을 직접 디스플레이에 터치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와콤의 이시그네쳐(e-signature) 기능은 S펜 핵심 기술 중 하나”라며 “와콤이 보유한 EMR, 이시그네쳐 기술과 삼성전자의 봉공처리(sealing) 및 몰딩(금형) 기술을 기반으로 S펜을 지속 발전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욕(미국)=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