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재판 결과는 세계 주요 외신이 긴급 기사로 앞다퉈 보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실제로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방법원에도 많은 외신 기자와 특파원이 찾아왔다. 외신은 실형 5년을 선고한 재판 결과에 대해 다양한 논평을 내놨는데, 삼성 장기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의 글로벌 명성과 장기 전략 수립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삼성을 승계하는 데에도 의문이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에 이르게 한 스캔들을 둘러싼 이 전 부회장 역할과 관련해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건희 회장이 2014년 쓰러진 뒤 사실상 회장 역할을 해온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완전히 지배하려고 하는 시점에서 일이 터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앞으로 삼성이 주요 전략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리더십 공백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AFP통신 역시 장기전략 공백을 우려했다. AFP는 “삼성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지도부 공백으로 인해 중요한 투자 결정이 제한될 수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재벌개혁 공약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부회장 없는 삼성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씨 가문 왕세자(the crown prince of the Lee family)' 없이 삼성이 성공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시험받게 됐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가족 체제 재벌이 현재 한국에서 부패와 장애물로 널리 인식된다고 설명하며, 한국 지도자들이 가족 체제 재벌을 추가 압박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재판 결과가 “특검이 구형했던 12년 보다 나은 판결”이라면서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뒤 계속돼 온 삼성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일본 교도통신은 이 부회장 소식을 '긴급'으로 전하며 “이 부회장에 대한 유죄 인정은 한국에서 가장 큰 기업집단인 삼성 명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고,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재판이 한국 재벌과 정치 엘리트 간 상호작용을 조명, 한국을 얼어붙게 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CCTV는 “박근혜 전 대통령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 집권 시기부터 삼성이 국가 경제발전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면서 “이 부회장 실형 선고가 한국의 정경유착을 바로 잡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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