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허리케인 덮쳐 텍사스 정유시설 19곳 폐쇄…국제유가 들썩

이미지투데이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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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하면서 멕시코만 연안에 집중된 주요 정유시설 10곳이 폐쇄됐다고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만 연안은 미국 전체 원유 생산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정제 능력은 하루 700만 배럴에 달한다. 또 멕시코만 연안 유전지대에는 30개가량의 원유 정제시설이 들어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은 텍사스 정제시설의 85%가 직·간접적으로 생산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조사기관인 S&P 로벌플래츠에 따르면 허리케인 하비로 텍사스주 휴스턴과 코퍼크리스의 정유시설 10곳이 폐쇄됐다. 이들 정유시설은 정상적으로 가동될 경우 하루 200만 배럴을 생산한다.

허리케인 하비로 폐쇄된 정유시설 가운데는 미국 내에서 2번째로 규모가 큰 엑슨모빌 베이타운 정유시설이 포함됐다. 엑슨모빌 베이타운 정유시설은 휴스턴에서 동쪽으로 40㎞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하루 58만4000배럴의 정제유를 생산할 수 있다.

텍사스산 원유생산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를 비롯한 국제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그동안 국제유가를 짓눌렀던 미국의 원유생산 과잉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면서 유가 상승 요인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에도 멕시코만 주변의 정유 설비들이 일제히 폐쇄되면서 국제유가가 5% 안팎 오른 바 있다.

하비가 상륙한 지 사흘째인 28일 NYMEX에서 휘발유 9월 선물 가격은 장 초반 갤런당 6.8% 오른 1.7799달러까지 치솟아 2015년 7월 이후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0월물도 장 초반 0.7% 오른 52.7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기름값 상승은 이번 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IHS 마킷은 미국의 정유시설이 일시적으로 폐쇄됐지만 최근 석유수출기구(OPEC)의 생산량 증가로 허리케인 하비가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