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사람 노동을 돕는 협동로봇 시장에 진출한다. 자본력과 브랜드 파워를 갖춘 두산그룹이 가세하면서 국내 협동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등 변화가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계열사 디알에이주식회사(DRA)가 개발 중인 협동로봇을 연내 상용화할 계획이다. 협동로봇은 기존 로봇과 달리 사람 작업을 보조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근로자를 기계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 효율성을 높인다
두산그룹은 2015년 7월 계열사 DRA를 설립, 로봇 개발에 나섰다. DRA는 이미 협동용 로봇을 출시 직전 단계까지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DRA는 협동로봇 사업화를 위해 인력 확보에도 나섰다. 지난달 대학 로봇 관련 학과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공고문을 내기도 했다.
공고문에는 두산그룹 자회사인 'DRA주식회사가 신사업을 위해 로보틱스와 관련 전공자를 모집한다'고 안내했다. 근무지는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DRA 연구개발(R&D)센터다. 모집 분야는 로봇 하드웨어와 로봇 제어시스템 개발이다. 제품 출시 후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또 각종 취업포털사이트에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비롯해 관련 직군 인원을 수차례 선발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DRA는 내달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7로보월드에도 참가한다. 2017로보월드 참가기업 명단에 DRA가 포함됐다. 로보월드 설명자료에는 DRA가 별도 부스를 마련한 것으로 명시했다. DRA는 협동로봇 분야 키노트 스피커로도 나설 예정이다. 그간 DRA가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7로보월드가 DRA 데뷔무대가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DRA를 설립하고 로봇사업 진출을 준비한 게 수년 전”이라면서 “이미 학계 및 유관 연구기관들과 관련 논의를 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산이 산업용 로봇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판도도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대기업으로는 현대로보틱스와 한화테크윈이 산업용 로봇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전자도 로봇산업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봇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 로봇사업 진출속도를 높이는 양상이다.
그동안 국내 로봇시장은 중소·중견기업이 주도해왔다. 대기업이 잇따라 가세하면서 한국 로봇산업도 점점 규모의 경쟁력을 갖춰갈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DRA는 로봇을 제조하는 계열사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신사업을 준비 중인 관계로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