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미담 레시피](https://img.etnews.com/photonews/1708/988844_20170829181656_789_0001.jpg)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파격 행보, 파격 인사가 연일 화제다. 주요 인사의 면면, 소탈한 행보가 '미담'으로 회자된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짧은 기간에 많은 미담을 만들어냈다. 화제가 된 인사에는 공통점이 있다. '미담 레시피'다.
배경이 없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7급 신화'로 통한다. 행정고시를 거치지 않은 '비엘리트' 출신 재정 관료다. 대통령과 인연이 없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 최측근이 맡아온 게 관례였다.
특권이 없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낡은 가방을 들고 지하철로 출근하다 시민 눈에 띄었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는 지명 이튿날 수행원도 없이 춘천에서 서울까지 시외버스·지하철을 이용했다.
시대정신을 담았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육군 최초의 여성 헬기 조종사 출신이다. 그 자신이 보훈을 상징한다. '소신 검사'와 '적폐 수사'로 알려진 윤석열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기용했다.
이와 달리 과학기술 분야는 예외라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일이지만 초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선임됐다 사퇴한 박기영 순천대 교수 얘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연구 윤리, 성과 측면에서 모두가 인정할 과학자라고 보기 어렵다. 그가 연루 의혹을 받는 황우석 사태는 시대정신은커녕 대표 적폐다. 참여정부 출신이라는 '배경'만 있다.
새 혁신본부장 인선은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통령 주변에는 실력과 양식을 갖춘 보좌진이 충분하다고 믿는다. 이들이 '미담 레시피'를 제대로 이해하고 담아내야 한다.
혁신본부장은 도덕적 리더십, 개혁 의지, 전문성이 핵심이다. 원로급 인사를 포함한 과학계 여론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거버넌스 혁신을 위한 '전투력'도 필요하다. 또 실패하면 과학기술 혁신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의심받는다.
국민이 문재인 정부에 품는 기대가 남다르다. 정치개혁 요구로 출범했지만 동일한 가치가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구현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개혁이 완성된다. '미담 레시피'가 과학계에만 예외일 이유는 없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