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PC방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블루홀이 만든 '배틀그라운드'가 PC방 점유율에서 넥슨 '피파온라인3'를 앞질렀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는 28일 기준 10.73% 점유율을 기록하며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피파온라인3가 8.19%로 뒤를 이었다.
배틀그라운드는 21일부터 피파온라인3를 일 점유율에서 앞질렀다. 이 추세대로라면 8월 마지막 주 주간 점유율도 역전한다. 오버워치 출시 이후 1년 이상 이어져 오던 PC방 점유율 톱3 구도에 균열이 갔다.
배틀그라운드가 PC방 점유율을 늘리며 미묘한 기운이 감지된다. 블루홀과 카카오게임즈는 연내 배틀그라운드를 국내 서비스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최근 자사 게임사업부문을 카카오게임즈로 일원화한다고 발표했다. 11월 1일자로 출범하는 통합 조직이 처음 진행하는 비즈니스는 배틀그라운드가 될 전망이다.
배틀그라운드 국내 사업모델은 PC방 업주들을 대상으로 한 B2B 상품과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B2C 모델로 나뉠 가능성이 크다.
블리자드가 최근 출시한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와 비슷하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를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동시에, 고객 이용시간에 따라 PC방 업주를 상대로 따로 과금한다.
PC방 상품은 시간당 250원꼴이다. 가맹 PC방에서 손님이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를 플레이하면 해당 업주가 블리자드에 돈을 지불하는 구조다.

블루홀은 현재 글로벌 PC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패키지 형태로 게임을 판매한다. 한번 구매하면 추가 과금이 없는 형태다.
블루홀은 카카오게임즈와 배틀그라운드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직후 공지를 통해 △능력치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은 도입되지 않을 것 △한국에서 스팀 구매 및 접속 차단 등의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게임(In Game) 아이템은 코스튬 등으로 최소화하고 PC방 업주에게 이용료를 받는 모델을 주력 매출로 삼는 것이 유력하다. 카카오게임즈는 다음게임 시절부터 활동하던 PC방 사업인력을 보유 중이다. 점유율 중위권에 위치한 '검은사막' '아키에이지'가 핵심 상품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블루홀과 국내 출시를 위한 세부사항을 협의 중”이라면서 “준비기간이 많이 남지 않아 (양사가 가진 역량을 고려해) 상식선에서 결정 할 것”이라고 말했다.
PC방 업주들은 간만에 찾아온 호재가 반갑지만, 카카오게임즈와 블루홀 움직임을 예의주시한다.
PC방 업주들이 주축이 된 인터넷PC문화협회(인문협)는 최근 블리자드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 이용요금을 PC방 업주에게 받는 것은 '이중과금'이라는 입장이다.
인문협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 과금 정책이 나오면 입장을 정할 것”이라면서 “PC방 업주에게 부담을 지우는 구조가 아닌 상생을 위한 요금정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