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의 김태호PD가 남긴 성명문이 재조명 되고 있다.
김태호 PD는 지난 6월 발표한 성명서에서 “웃기기 힘들다. 사람들 웃기는 방송 만들려고 예능 PD가 됐는데 그거 만들라고 뽑아놓은 회사가 정작 웃기는 짓은 다 한다”면서 “돈 아끼는 거 진짜 웃긴다. KBS, SBS는커녕 케이블 종편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제작비를 깎는다”고 운을 뗐다.
김PD는 이어 “출연자 섭외할 때마다 출연료 얘기하기가 부끄러울 정도인데, 사장님의 귀빈을 모시는 행사에는 몇 억 씩 쏟아붓는다”며 “신입 못 받게 하는 거 진짜 웃긴다. 행여 끈끈해질까봐, 함께 손잡고 맞서 일어나 싸울까봐 경력직 PD들은 노동조합 가입도 못하게 방해하며 누가 후배인지 언제부터 어떻게 일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얼굴들을 끝없이 늘려간다”고 폭로했다.
이어 “우리 꼬라지 웃겨 죽는다. 좋은 예능 만들겠다며 젊음을 쏟아 달려왔는데 어느새 보람도 보상도 없는 곳에 서있다”면서 “회사는 시사교양국 없애고, 기자고 아나운서고 쫓아내고, 뉴스로 개그 하느라 정신이 없다. 숱한 밤을 샜는데 남은 것은 얘기하기도 쪽팔린 이름 ‘엠빙신’ 뿐”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웃긴 것 투성이인데 도저히 웃을 수가 없다. 함께 고민하던 동료들은 결국 PD다운 일터를 찾아 수없이 떠나는데 회사는 떠나는 동료들 등 뒤에 돈 때문에 나간다는 딱지를 붙인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웃기는 짓은 회사가 다 한다. 가장 웃기는 건 이 모든 일에 앞장섰던 김장겸이 아직도 사장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라. 웃기는 건 우리 예능PD들의 몫이다”고 비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