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시골 마을을 알리는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소리다. 마을 이장이 주민에게 새로운 소식을 알리기 위해 마이크를 켜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하는 장면이다. 지직거리는 잡음과 웅웅 울리는 스피커 소리는 정다운 시골을 나타내는 이정표와 같다. 하지만 먼거리로 농사일을 나간 주민에게 잘 전달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장이 동네 한바퀴를 돌면서 통보하거나 주민들끼리 릴레이식으로 이웃에 전달하기도 한다. 지금은 시골을 나타내는 정겨운 소리이지만 IT가 접목되면서 수년내 추억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공주시는 시에 속해있는 읍면동 전체를 대상으로 스마트 마을 방송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범 운영하고 있다. 면단위로 이뤄진 부분 구축이 아닌 시 전체를 대상으로 구축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다른 지자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존 마을 방송은 각 가정에 설치된 스피커나 마을회관 방송장비를 통해 방송이 나갔다. 하지만 가정 스피커나 방송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각종 소식 안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특히 재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긴급 방송이 먹통이 되면 피해가 늘어날 수 있어 문제가 많았다. 또 가정마다 설치된 스피커를 관리하기 어렵고 유지보수나 장애가 발생할때 발생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공주시는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시청에 방송시스템을 도입, 이제는 일반 전화나 휴대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상황 전파가 가능하다. 마을 주민들은 휴대폰이나 일반전화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마을 방송을 청취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전화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시스템에 전화를 걸어 미청취한 방송 내용을 들을 수 있다.
공주시가 구축한 통합 방송시스템은 음성정보통신 전문기업 솔루텍이 공급했다. 이 시스템은 전화나 웹 서비스, 모바일 앱 등 다양한 경로로 문자나 음성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전 방송을 전화를 걸어 재청취할 수 있으며 이전에 저장된 메시지도 들을 수 있다.


관리자는 읍이나 마을 단위로 그룹 관리가 가능해 여러 정보를 시간대별로 나눠 전달할 수도 있다. 방송을 내보낸 후 미수신자 정보를 문자나 모바일 앱으로 확인하고 다시 모바일 앱을 통해 미청취자에게만 재방송을 할 수 있다. 또 TTS와 연동돼 텍스트로 입력한 내용을 음성으로 변환해 방송할 수 있다.
솔루텍 관계자는 “마을단위로 수행하던 방송을 스마트 시스템화해 신속하고 정확한 공지 시스템으로 탈바꿈한 것”이라면서 “체계를 다원화해 면이나 마을별 방송이 가능하고 반복 청취, 재 통보, 앱 알림 등 신속한 상황 전파가 가능해 정보 사각지대를 줄였다는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