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가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을 금융권 적폐 1순위로 지목하고 본격적인 퇴진운동에 나선다고 31일 밝혔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 날 금융권 산별교섭이 사측의 불참으로 무산됐고, 그 책임을 물어 하영구 회장 사퇴를 요구했다.
또 교섭결렬에 대한 조정신청을 중앙노동위원회에 접수할 예정이다.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라는 암초는 사라졌지만 하영구 회장이 산별교섭에 대해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격랑에 빠져들었다고 설명했다.
산별교섭 복원 요청에 대해 수차례 '사용자들이 임의로 탈퇴한 만큼 사용자협의회는 사용자협의회 재가입이나 산별교섭 복원에 대해 아무런 권한이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또 금융노조가 공식적으로 교섭을 요구한 지난 17일 첫 교섭과 24일 두 번째 교섭 모두 불참한 것은 물론, 이례적으로 교섭일에 회장실조차 지키지 않고 외부 일정을 핑계로 자리를 비워 하영구 회장이 사실상 산별교섭 거부를 주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노조는 산별교섭 복원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해왔지만 사측은 단 한 번도 교섭에 참석하지 않는 등 교섭을 복원하려는 의지 자체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 태도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공식적으로 교섭결렬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또 “하영구 회장은 산별교섭 파탄에 대한 한 마디 반성과 사과도 없이 오히려 교섭에서 논의해야 할 안건을 교섭 개최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며 산별 노사관계 복원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박근혜 정권의 성과연봉제 탄압 부역자였던 하영구 회장을 금융산업 적폐인사 제1호로 규정하고 총력 퇴진투쟁에 돌입할 것을 선언한다”고 부연했다.
금융권 산별교섭 복원이 결국 파국으로 끝나면서 산별 노사관계는 급속하게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노조가 쟁의행위 돌입을 기정사실화함에 따라 지난해와 같은 극심한 노사갈등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