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쿠릴섬 통신망사업 속도…영유권 주장 日 촉각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쿠릴열도 남부(오른쪽, 게티이미지뱅크)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쿠릴열도 남부(오른쪽, 게티이미지뱅크)

러시아가 극동지역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과 사할린을 잇는 광케이블 해저 부설사업을 예정보다 앞당겨 내년 말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일본은 북방영토 반환 사업에 차질을 빚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1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러시아는 쿠릴 4개 섬과 사할린을 잇는 길이 940㎞의 광케이블을 2019년까지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2018년 말까지로 일정을 변경했다. 러시아 최대 국영 유선통신사 로스텔레콤이 전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에는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 경쟁 입찰을 통해 조사설계 사업을 따냈다.

산케이신문은 러시아가 이 사업에서 일본을 배제하고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기업의 참여를 조기에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는 쿠릴 4개 섬 중 하나인 시코탄에 경제특구 성격의 '선도개발구역(TOR)'을 설치하기로 해 일본에 당혹감을 안겨줬다.

일본이 이 사업에 촉각을 세우는 이유는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4개 섬의 개발에 일본의 참여와 영향력을 확대해 중장기적으로 '북방영토 반환'의 기회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본은 지난해 12월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 간 정상회담에서 쿠릴 4개 섬에 대해 '특별한 제도'에 근거한 공동경제 활동을 벌인다는 합의를 끌어내기도 했다. 이어 양측은 세부 협상을 진행해?다.

산케이는 러시아가 이 사업을 조기에 완료하려는 것은 시코탄의 경제특구 지정에 이어 쿠릴 4개 섬 개발을 자국 주도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